이란發 악재에 코스피 '출렁'…반등 기대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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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동 갈등 여파 분석
1967년 쿠바 사태 이후 12차례
美 대외마찰 1년 뒤 16% 올라
증권가 "지정학적 불확실성보단
1분기 실적 등 펀더멘털에 집중"
1967년 쿠바 사태 이후 12차례
美 대외마찰 1년 뒤 16% 올라
증권가 "지정학적 불확실성보단
1분기 실적 등 펀더멘털에 집중"
기업 실적 반등 기대 등으로 희망적 분위기가 짙었던 증시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란 돌발 악재를 만났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로 금과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2003년 이라크 전쟁 등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투자자의 증시 이탈이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전자산 선호로 증시 부진
6일 코스피지수는 21.39포인트(0.98%) 내린 2155.07에 장을 마쳤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각각 2356억원, 9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기관투자가가 320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2.18% 하락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롯데케미칼(-3.24%) 등 석유화학주가 원재료 가격 부담 확대 등의 우려로 부진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86%), LIG넥스원(2.28%) 등 방산주는 소폭 상승했다. 원유 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KODEX WTI원유선물(2.32%)과 TIGER원유선물(2.51%) 등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이날 금값은 2.71% 상승한 g당 5만9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갈등이 미·중 무역갈등 완화 이후 반등세를 타던 한국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부터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중동 갈등이 최근 반등세를 탄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고점 대비 5% 내외의 단기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론 회복될 것”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와 메리츠종금증권 등에 따르면 1967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12차례 미국의 직간접적인 대외 마찰 사례에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1년 뒤 미국 주가는 평균 16% 상승했다. 이번 이란 사태와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S&P500지수는 전쟁 발발 후 12개월 동안 35.0% 올랐다.
지정학적 위험이 증시 급락으로 이어진 사례는 두 차례다. 1973년 중동 갈등이 1차 오일쇼크로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나타났고, 2001년 닷컴 버블 당시 ‘9·11 테러’가 2차 충격을 줬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자체보다는 장기간의 유가 급등과 경기 침체가 주가 부진의 주요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자산시장 반응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공습 때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 정유시설 공습 직후 국제유가(WTI)는 전일 대비 14.7% 급등했지만 이번 이란 사태에는 3.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란과 미국 간 전면전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낮다는 시장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지영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다만 “이란이 자신들이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봉쇄할 경우 추가적 유가 급등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격화를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집중해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시작되는 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 전망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코스피지수가 2200 밑으로 떨어지면 IT주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6일 코스피지수는 21.39포인트(0.98%) 내린 2155.07에 장을 마쳤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각각 2356억원, 9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기관투자가가 320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2.18% 하락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롯데케미칼(-3.24%) 등 석유화학주가 원재료 가격 부담 확대 등의 우려로 부진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86%), LIG넥스원(2.28%) 등 방산주는 소폭 상승했다. 원유 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KODEX WTI원유선물(2.32%)과 TIGER원유선물(2.51%) 등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이날 금값은 2.71% 상승한 g당 5만9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갈등이 미·중 무역갈등 완화 이후 반등세를 타던 한국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부터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중동 갈등이 최근 반등세를 탄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고점 대비 5% 내외의 단기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론 회복될 것”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와 메리츠종금증권 등에 따르면 1967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12차례 미국의 직간접적인 대외 마찰 사례에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1년 뒤 미국 주가는 평균 16% 상승했다. 이번 이란 사태와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S&P500지수는 전쟁 발발 후 12개월 동안 35.0% 올랐다.
지정학적 위험이 증시 급락으로 이어진 사례는 두 차례다. 1973년 중동 갈등이 1차 오일쇼크로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나타났고, 2001년 닷컴 버블 당시 ‘9·11 테러’가 2차 충격을 줬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자체보다는 장기간의 유가 급등과 경기 침체가 주가 부진의 주요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자산시장 반응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공습 때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 정유시설 공습 직후 국제유가(WTI)는 전일 대비 14.7% 급등했지만 이번 이란 사태에는 3.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란과 미국 간 전면전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낮다는 시장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지영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다만 “이란이 자신들이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봉쇄할 경우 추가적 유가 급등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격화를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집중해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시작되는 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 전망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코스피지수가 2200 밑으로 떨어지면 IT주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