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중국 내 온라인 판매는 늘고 있습니다. 마스크팩 등 주요 제품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철 브이티지엠피 대표(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업체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에 강점을 지닌 우리 회사는 차별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브이티지엠피는 화장품, 래미네이팅(필름 코팅) 등을 제조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올해 신제품 2개 라인 출시 기대

브이티지엠피는 화장품이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증시에선 ‘중국 소비주’로 분류된다. 올초 중국이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해제할 것이란 기대를 타고 장 중 1년 최고가(1월 17일 1만1800원)를 경신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이날 985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이 회사 화장품의 인기는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최근 한 달(1월 13일~2월 11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사이트 타오바오에서 우리 회사 브랜드 화장품에 대한 유입량은 한국 JM솔루션, 중국 이예즈(One-Leaf)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며 “덕분에 지난달 중순 4만 건 아래였던 하루 판매량이 이달 들어 약 14만~15만 건까지 늘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우리 회사 브랜드만을 담당하는 중국 현지 총판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내 생활이 늘면서 마스크팩과 기초화장품 라인 제품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를 늘리기 위해 브이티지엠피는 ‘왕훙(網紅·중국 인플루언서)’을 활용하는 전략을 적극 쓰고 있다. 지난해 중국 유명 왕훙인 ‘신유지’가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을 소개해 10분 만에 매출 30억원 이상을 올리기도 했다.

기존 히트 상품인 ‘시카라인(피부 손상 특화)’ 화장품 외에 올해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매출 증가도 기대된다. 프로그로스(벌꿀 성분) 라인과 슈퍼히알론(히알루론산 보습) 라인 화장품은 각각 이달과 오는 5월께 국내외 출시가 예정돼 있다.

슈퍼히알론 라인은 중국 및 한국의 젊은 세대를 겨냥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기존의 유명 캐릭터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보습 효과에 강점이 있는 화장품의 특성을 반영한 캐릭터를 개발해 쓰는 것은 국내 업체 중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리 “한·중 합작 공연 기획”

브이티지엠피의 자회사인 미디어커머스 플랫폼 업체 케이블리(KVLY)도 올해부터 본격 매출이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케이블리는 최근 국내 한류스타들의 중국 내 공연, 화보 발간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중국의 스타들과 협업한 상품 기획·개발도 구상 중이다.

정 대표는 “최근 중국 최대 공연기획사 프리고스와 합작법인을 세운 뒤 공연 권리를 보장받는 수권서를 발급받았다”며 “이에 따라 케이블리가 기획하는 중국 하이난 공연에 대한 권리와 연예인 섭외 권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수권서가 있어야만 해외 업체들이 자유로이 공연 기획을 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하이난에서 한·중 합작 공연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타 브랜드 상품 개발을 위해 중국 온라인 패션업계 1위 한두이서와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정 대표는 주주 가치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브이티지엠피는 자사주 510만 주(발행주식 총수의 13.3%)에 대해 이달 초 소각을 끝냈다. 브이티지엠피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지엠피와 자회사였던 브이티코스메틱이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1985년생인 정 대표는 2010년 브이티코스메틱 전신인 곤센을 설립한 청년 사업가다. 2015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반트 36.5’는 ‘가로수길 3대 브랜드’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