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불안할수록 오르는 상품도 있다. 금과 채권이 대표적이다.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친환경 에너지 관련 상품도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불안 타고 쑥쑥…金·채권펀드 강세
‘금값’ 7년 만에 최고치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되는 12개 금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6.49%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간 수익률은 5.65%에 달한다. 테마형 펀드 44개 중 가장 좋은 성과다.

금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676.60달러에 거래됐다. 2013년 2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엔화 등의 위상이 낮아지면서 금, 달러, 미국채 등 한정된 자산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2월 17~21일)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주간 수익률 상위 10위(인버스·레버리지 제외) 중 절반 이상이 금과 은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ETF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 가격을 추종하는 ‘SPDR골드트러스트’ ‘아이쉐어골드트러스트’ 등 ETF는 지난주 한 주간 수익률이 4%를 웃돌았다. 1년 수익률은 23%에 달한다. 금 채굴업체에 투자하는 ETF도 한 주간 10%에 육박하는 고수익을 냈다. 미국 캐나다 등 금광업체에 투자하는 ‘반에크벡터스주니어골드마이너스 ETF’ ‘아이쉐어MSCI글로벌골드마이너스 ETF’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채·환경 ETF도 강세

채권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채 금리가 경기 하강 우려로 떨어지면서(채권 가격 상승) 국채 선물 가격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특히 장기물 채권의 수익률 상승폭이 단기물보다 컸다. 만기 20년 이상 미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쉐어20년+국채ETF’는 주간 2.4%, 연초 대비 9.5% 올랐다.

국내 채권형 펀드와 해외 채권형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도 각각 0.72%, 1.5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7.65%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연 1.90% 밑으로 떨어진 것은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영향뿐 아니라 장기적인 경기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관심이 높아진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중 ‘E(환경)’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ETF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태양광에너지에 투자하는 ‘인베스코솔라 ETF’는 주간 수익률 9.6%를 나타내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아이쉐어글로벌클린에너지 ETF’ ‘인베스코윌더힐클린에너지 ETF’도 한 달간 13~16%의 높은 수익을 냈다.

강영연/설지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