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바이오시스 연구원이 개발 중인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바이오시스 제공
서울바이오시스 연구원이 개발 중인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바이오시스 제공
광반도체 바이오레즈 기술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30초 만에 99.9%까지 살균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바이오레즈는 자외선 발광다이오드(LED)를 비추거나, 공기청정기·공조기 등에 LED 칩을 장착해 박테리아 같은 유해균을 살균하는 기술이다.

서울반도체는 2일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가 양산 중인 광반도체 바이오레즈 빛을 적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고려대 연구팀에 의뢰해 이뤄진 이번 실험에선 바이오레즈 빛과 가깝고, 노출 시간이 길수록 살균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바이오시스 관계자는 “UV(자외선) LED로 기존 유해균뿐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살균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바이오레즈는 살균 기능이 강한 특정 파장대 자외선을 이용해 만든 UV LED를 사물에 비춰 효과를 낸다. 인체에 유해한 화학 성분이 없고, 오직 빛으로만 세균 발생과 증식을 억제하는 게 특징이다. 원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정거장을 무균 상태로 유지하는 데 사용하던 기술로, LED 수명이 짧아 상업용으로는 활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바이오시스가 LED 수명을 5만 시간까지 늘리면서 지난해부터 공기 정화와 물 살균 제품 등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조명업체인 말타니의 살균 조명을 비롯해 SK매직과 현대렌탈케어 정수기에 바이오레즈 기술이 적용됐다. 미국 공기청정 시스템 1위 공급업체인 RGF도 지난해 이 기술을 이용해 실내 박테리아 등을 살균하는 냉난방기를 출시했다.

서울반도체는 이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살균 효과가 입증되면서 바이오레즈 기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완성차 업체로부터 차량 내부 살균을 위한 기술 검토 문의가 들어와 상담을 진행 중”이라며 “자체적인 공기청정기 등 전자기기 개발 계획도 있다”고 했다.

서울바이오시스는 2002년 서울옵토디바이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서울바이오시스가 LED칩 소자를 만들면 서울반도체는 패키징, 모듈화를 통해 TV 등 제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후반 공정을 맡는다. 단파장 자외선 기술을 가진 미국 세티에 2005년부터 지분을 투자(지분율 62.4%)하고 기술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차세대 기술인 마이크로LED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서울바이오시스가 LED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