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에임의 이지혜 대표가 경력을 부풀렸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며 100조원대 자금을 굴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란은 최근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이 대표의 경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천 대표는 국내 증권사의 고유자산 운용 담당자 출신으로 ‘불리오’라는 자산관리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는 “이 대표가 미국 아카디안자산운용에서 123조원을 운용했다고 하는데, 심각한 과대 광고”라고 지적했다. 한국으로 치면 대리·과장쯤 되는 직급인 어시스턴트 바이스 프레지던트(AVP)가 123조원을 운용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논란에 대해 “아카디안에선 하루에도 수백 개가 넘는 기관 계좌를 계속 관리해야 해 10명 내외의 책임 운용역이 각자 동등한 권한을 갖고 전체 자산을 운용한다”며 “아카디안의 독특한 운용 방식을 몰라서 생긴 오해”라고 말했다. 각각의 포트폴리오는 1년에 50회 이상 검토와 리밸런싱을 거치는데 날마다 담당 운용역이 바뀌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을 막고 집단지성이 작동하도록 한 아카디안 고유의 운용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화려한 학력과 경력으로 2016년 에임을 설립할 때부터 주목받았다. 미국 쿠퍼유니언대에서 공학 학사 학위를 받고 뉴욕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하버드대 대학원에선 계량경제학을 공부했다.

에임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대표는 미국 씨티그룹에 학부 졸업생·한국인 최초의 퀀트 애널리스트로 입사해 100억달러 규모 펀드를 운용했다. 이후 아카디안에서 5년 일한 뒤 테크스타와 타이드인스티튜트, 보스턴컨설팅그룹, 빙글, 더벤처스 등을 거쳤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