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5000억 '수상한 부동산'으로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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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 연기한 옵티머스 라임사태와 판박이
서류까지 위조해 부실 건설업체 등으로 자금 빼돌려
일부 펀드 자금은 코스닥 한계기업 인수합병에 사용
서류까지 위조해 부실 건설업체 등으로 자금 빼돌려
일부 펀드 자금은 코스닥 한계기업 인수합병에 사용
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모집한 ‘옵티머스 펀드’ 자금 대부분이 부실 부동산업체로 흘러간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업계는 약 5000억원에 이르는 펀드 자금이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과 코스닥시장 한계기업으로 빠져나간 이 사건이 사모펀드 사기 사건 ‘라임 사태’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는 사모펀드여서 투자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법인과 개인투자자가 절반 정도씩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펀드’ 자금을 대부디케이에이엠,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엔드류종합건설, 라피크 등 5개 업체에 투자했다. 모두 비상장사다.
옵티머스 펀드는 공공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매출채권을 편입해 연 3% 안팎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고 투자자에게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펀드 자금 대부분을 이들 업체가 발행한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데 쓴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개발·시행·건설 등 부동산 관련 회사다. 다섯 곳 가운데 네 곳은 옵티머스 펀드가 판매되기 시작한 2018년 중반 이후 설립됐다. 5개 업체는 펀드자금 5000억원을 받아 부동산사업에 재투자하면서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뿐 아니라 골프연습장, 유람선,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에도 투자했다. 일부 자금은 해덕파워웨이, 스킨앤스킨 등 코스닥기업 인수합병(M&A) 등에 썼다.
옵티머스 펀드가 투자한 업체 상당수는 이모 대표와 윤모 감사 같은 인물이 경영진으로 앉아 있다. 윤 감사는 옵티머스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양수도 계약서를 위조한 변호사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성지건설 대주주인 엠지비파트너스 대표이기도 하다.
펀드 자금은 대거 증발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 대표가 맡고 있는 업체 대부분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옵티머스 → 부실기업 회사채 → 부동산…고객돈 빼돌려 '문어발 투자' 5000억원의 사모펀드 투자자금을 끌어모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취한 방식은 대담했다. 이들은 연 3% 안팎 수익을 주는 채권형 사모펀드라고 공표해 돈을 끌어모았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들이 투자한 채권은 5개 비상장 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였다.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보관된 서류에는 공공기관과 거래한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위조하는 방식으로 펀드 판매회사를 속였다. 5개 업체를 내세워 받은 펀드 자금을 부동산 또는 코스닥 기업으로 밀어내는 식이다. 펀드 자금과 연관된 기업만 20곳 안팎에 이른다. 성지건설 STX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도 포함돼 있다. 펀드 자금 5000억원 중 지난 18일 만기가 돌아온 약 400억원의 펀드 환매가 연기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수십 개 업체 활용한 내부거래
옵티머스 펀드 자금은 수많은 부동산업체 간 복잡한 거래를 통해 돌고 돌았다. 펀드 자금을 직접 받는 5개 업체를 거쳐 피라미드식으로 자금이 흘러나갔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는 허울만 대부업체일 뿐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관련 업체로 자금을 내보내는 역할을 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전체 신용대출 규모는 760억원이다. 이 가운데 720억원을 트러스트올이란 회사에 빌려줬다. 트러스트올은 부동산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전자상거래, 농작물,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2017년 성지건설을 인수한 엠지비파트너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트러스트올은 옵티머스 펀드 관련 자금 흐름의 핵심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성지건설, STX건설에서 돈을 빌려 다른 부동산 회사에 돈을 대주는 역할을 했다. 트러스트올이 지분 50%를 보유한 골든코어에는 56억원을 빌려줬다. 부산 사하동 주택사업 시행사에 100억원을 대주기도 했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장외업체들 사이에 거미줄처럼 꼬여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옵티머스와 관련된 수많은 부동산 기업의 핵심은 성지건설이다. 관련 부동산 업체 대부분이 성지건설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돼 있다. 성지건설은 2017년 엠지비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바뀐 뒤 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이때부터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자금 거래를 했다. 성지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옵티머스 펀드에 276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트러스트올 엠지비파트너스 등의 대표이사는 모두 이모씨(45) 한 사람이다. 이 대표 측은 유람선 방송제작 등 다양한 사업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히든챔피언 망가뜨리기도
옵티머스 펀드에서 빼돌린 자금은 코스닥시장 상장사 M&A 등에도 활용됐다. 코스닥 상장 조선기자재 업체인 해덕파워웨이가 대표적이다. 한때 히든챔피언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회사는 2018년 4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에게 팔렸다. 이후 해덕파워웨이에선 수상한 자금흐름이 관찰됐다. 옵티머스운용 펀드에 갑자기 회삿돈 370억원을 넣은 것이다.
이듬해 2월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는 장외업체인 화성산업으로 교체됐다. 화성산업은 경영권을 301억원에 인수했다. 화성산업 최대주주는 셉틸리언(지분율 70.80%)이라는 회사다. 여기서 내부거래 정황이 나왔다.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운용이 만든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졌다. 해덕파워웨이는 2018년 11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지난해 10월부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가 코스닥 화장품 제조업체인 스킨앤스킨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도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해 9월 내추럴코어는 스킨앤스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7.15%를 취득했다. 같은해 11월엔 티알시티라는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6.5%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내추럴코어와 티알시티는 모두 대부디케이에이엠씨의 이 대표가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현재 두 회사의 스킨앤스킨 지분율 합계는 13.14%로 현 최대주주보다 높다. 스킨앤스킨은 지난 4일 마스크 사업 진출을 명목으로 마스크 유통회사인 이피플러스에 선급금 150억원을 지급했다. 옵티머스운용과 이피플러스, 셉틸리언은 모두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조진형/오형주 기자 u2@hankyung.com
2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펀드’ 자금을 대부디케이에이엠,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엔드류종합건설, 라피크 등 5개 업체에 투자했다. 모두 비상장사다.
옵티머스 펀드는 공공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매출채권을 편입해 연 3% 안팎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고 투자자에게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펀드 자금 대부분을 이들 업체가 발행한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데 쓴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개발·시행·건설 등 부동산 관련 회사다. 다섯 곳 가운데 네 곳은 옵티머스 펀드가 판매되기 시작한 2018년 중반 이후 설립됐다. 5개 업체는 펀드자금 5000억원을 받아 부동산사업에 재투자하면서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뿐 아니라 골프연습장, 유람선,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에도 투자했다. 일부 자금은 해덕파워웨이, 스킨앤스킨 등 코스닥기업 인수합병(M&A) 등에 썼다.
옵티머스 펀드가 투자한 업체 상당수는 이모 대표와 윤모 감사 같은 인물이 경영진으로 앉아 있다. 윤 감사는 옵티머스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양수도 계약서를 위조한 변호사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성지건설 대주주인 엠지비파트너스 대표이기도 하다.
펀드 자금은 대거 증발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 대표가 맡고 있는 업체 대부분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옵티머스 → 부실기업 회사채 → 부동산…고객돈 빼돌려 '문어발 투자' 5000억원의 사모펀드 투자자금을 끌어모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취한 방식은 대담했다. 이들은 연 3% 안팎 수익을 주는 채권형 사모펀드라고 공표해 돈을 끌어모았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들이 투자한 채권은 5개 비상장 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였다.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보관된 서류에는 공공기관과 거래한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위조하는 방식으로 펀드 판매회사를 속였다. 5개 업체를 내세워 받은 펀드 자금을 부동산 또는 코스닥 기업으로 밀어내는 식이다. 펀드 자금과 연관된 기업만 20곳 안팎에 이른다. 성지건설 STX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도 포함돼 있다. 펀드 자금 5000억원 중 지난 18일 만기가 돌아온 약 400억원의 펀드 환매가 연기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수십 개 업체 활용한 내부거래
옵티머스 펀드 자금은 수많은 부동산업체 간 복잡한 거래를 통해 돌고 돌았다. 펀드 자금을 직접 받는 5개 업체를 거쳐 피라미드식으로 자금이 흘러나갔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는 허울만 대부업체일 뿐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관련 업체로 자금을 내보내는 역할을 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전체 신용대출 규모는 760억원이다. 이 가운데 720억원을 트러스트올이란 회사에 빌려줬다. 트러스트올은 부동산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전자상거래, 농작물,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2017년 성지건설을 인수한 엠지비파트너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트러스트올은 옵티머스 펀드 관련 자금 흐름의 핵심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성지건설, STX건설에서 돈을 빌려 다른 부동산 회사에 돈을 대주는 역할을 했다. 트러스트올이 지분 50%를 보유한 골든코어에는 56억원을 빌려줬다. 부산 사하동 주택사업 시행사에 100억원을 대주기도 했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장외업체들 사이에 거미줄처럼 꼬여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옵티머스와 관련된 수많은 부동산 기업의 핵심은 성지건설이다. 관련 부동산 업체 대부분이 성지건설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돼 있다. 성지건설은 2017년 엠지비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바뀐 뒤 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이때부터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자금 거래를 했다. 성지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옵티머스 펀드에 276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트러스트올 엠지비파트너스 등의 대표이사는 모두 이모씨(45) 한 사람이다. 이 대표 측은 유람선 방송제작 등 다양한 사업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히든챔피언 망가뜨리기도
옵티머스 펀드에서 빼돌린 자금은 코스닥시장 상장사 M&A 등에도 활용됐다. 코스닥 상장 조선기자재 업체인 해덕파워웨이가 대표적이다. 한때 히든챔피언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회사는 2018년 4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에게 팔렸다. 이후 해덕파워웨이에선 수상한 자금흐름이 관찰됐다. 옵티머스운용 펀드에 갑자기 회삿돈 370억원을 넣은 것이다.
이듬해 2월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는 장외업체인 화성산업으로 교체됐다. 화성산업은 경영권을 301억원에 인수했다. 화성산업 최대주주는 셉틸리언(지분율 70.80%)이라는 회사다. 여기서 내부거래 정황이 나왔다.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운용이 만든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졌다. 해덕파워웨이는 2018년 11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지난해 10월부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가 코스닥 화장품 제조업체인 스킨앤스킨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도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해 9월 내추럴코어는 스킨앤스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7.15%를 취득했다. 같은해 11월엔 티알시티라는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6.5%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내추럴코어와 티알시티는 모두 대부디케이에이엠씨의 이 대표가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현재 두 회사의 스킨앤스킨 지분율 합계는 13.14%로 현 최대주주보다 높다. 스킨앤스킨은 지난 4일 마스크 사업 진출을 명목으로 마스크 유통회사인 이피플러스에 선급금 150억원을 지급했다. 옵티머스운용과 이피플러스, 셉틸리언은 모두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조진형/오형주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