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53% 수익 '캐시 우드 마법'…ARK의 다음 타깃은 유전학·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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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넘버2' 된 아크인베스트
"제2의 테슬라는…"
우주 탐사 ETF 출시 소식에
버진갤럭틱·맥사테크놀로지 급등
"FAANG은 이미 안전자산"
"제2의 테슬라는…"
우주 탐사 ETF 출시 소식에
버진갤럭틱·맥사테크놀로지 급등
"FAANG은 이미 안전자산"
지난 18일 한국 증시에서는 항공 우주 테마가 들썩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7.65%) 한국항공우주(7.03%) 쎄트렉아이(15.98%) 등이 급등했다. 이 종목의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ARK)인베스트였다. 이 회사가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우주 탐사 ETF(Space Exploration ETF, ARKX)’ 출시 계획을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글로벌 시장에 ‘우주 테마’가 형성됐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 우주 관광 업체 버진갤럭틱(SPCE)이 19.85%, 미국 위성 업체 맥사테크놀로지(MAXR)는 19.63% 급등했다.
출시도 안 된 미국 ETF 소식에 항공 우주 산업이 들썩인 이유는 아크인베스트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아크인베스트 ETF에는 올해만 82억7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3대 ETF 브랜드인 블랙록(53억8000만달러)과 스테이트스트리트(54억8000만달러)를 따돌리고 2위가 됐다. 1위 뱅가드(243억달러 순유입)가 81개 ETF 상품을 보유한 것과 달리 아크인베스트는 7개 상품만을 운용하고 있다.
아크인베스트는 혁신 기술에 집중하는 운용사다. 설립자인 캐시 우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재무 및 경제학을 전공했다. 1981년 학부를 수석 졸업한 후 캐피털그룹 어시스턴트 이코노미스트로 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얼라이언스번스틴(AB)에서 12년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다. 2014년 액티브 ETF를 전문으로 하는 아크인베스트를 설립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건 2018년 CNBC에 출연해 “테슬라 주가가 5년 내 4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당시 테슬라는 60달러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인터뷰 진행자마저도 황당하다는 반응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올 1월, 그의 ‘황당한’ 전망은 현실이 됐다. 테슬라 팬덤은 곧 우드에 대한 팬덤이 됐다.
‘파괴적 혁신에 대한 믿음’은 수익으로 돌아왔다. 아크인베스트가 운용하는 7개 ETF 중 5개 상품이 지난해 1년간 100% 이상 수익을 냈다. 운용 자산이 가장 많은 상품은 ‘ARK Innovation ETF(ARKK)’다. 234억달러를 굴린다. ‘서학개미’의 ETF 순매수 1위 종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연간 153%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드는 “사람들이 다음 세대의 FAANG이라고 부를 만한 회사를 찾고 있다”고 강조한다. 테슬라, 스퀘어를 발굴한 데 이어 최근에는 다른 분야에 눈을 돌렸다. 그중 하나가 유전학이다. 우드는 “테슬라가 여전히 달리고 있지만 우리는 유전학 분야에서 더 놀라운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DNA 염기서열 분석, 인공지능, 유전자 치료,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이 융합되면 진짜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RKK는 테슬라(9.54%), 스퀘어(4.72%) 외에도 미국 최초 원격 의료 서비스 기업 텔라닥헬스(5.11%), 유전자 가위 기술 대표 기업 크리스퍼테라퓨틱스(4.37%), 유전자 정보 분석 기업 인바이테(3.82%) 등을 담고 있다.
우드는 “다른 운용사의 컴플라이언스 부서는 매니저나 애널리스트가 자신의 리서치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그 덕분에 아크인베스트는 경쟁 우위를 갖게 됐고, 거대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아크인베스트의 혁신 아이디어에 동조해 이들이 담고 있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다만 시장에서 우드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 지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우드가 미다스의 손을 갖고 있으며,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은 금으로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네이트 제러시 ETF스토어 대표)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이유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출시도 안 된 미국 ETF 소식에 항공 우주 산업이 들썩인 이유는 아크인베스트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아크인베스트 ETF에는 올해만 82억7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3대 ETF 브랜드인 블랙록(53억8000만달러)과 스테이트스트리트(54억8000만달러)를 따돌리고 2위가 됐다. 1위 뱅가드(243억달러 순유입)가 81개 ETF 상품을 보유한 것과 달리 아크인베스트는 7개 상품만을 운용하고 있다.
아크인베스트는 혁신 기술에 집중하는 운용사다. 설립자인 캐시 우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재무 및 경제학을 전공했다. 1981년 학부를 수석 졸업한 후 캐피털그룹 어시스턴트 이코노미스트로 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얼라이언스번스틴(AB)에서 12년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다. 2014년 액티브 ETF를 전문으로 하는 아크인베스트를 설립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건 2018년 CNBC에 출연해 “테슬라 주가가 5년 내 4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당시 테슬라는 60달러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인터뷰 진행자마저도 황당하다는 반응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올 1월, 그의 ‘황당한’ 전망은 현실이 됐다. 테슬라 팬덤은 곧 우드에 대한 팬덤이 됐다.
‘파괴적 혁신에 대한 믿음’은 수익으로 돌아왔다. 아크인베스트가 운용하는 7개 ETF 중 5개 상품이 지난해 1년간 100% 이상 수익을 냈다. 운용 자산이 가장 많은 상품은 ‘ARK Innovation ETF(ARKK)’다. 234억달러를 굴린다. ‘서학개미’의 ETF 순매수 1위 종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연간 153% 수익률을 기록했다.
차기 테마는 유전학과 우주
아크인베스트는 미국 대표 혁신 기업으로 꼽히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에 투자하지 않는다. 우드는 그 이유를 “우리에게 FAANG은 ‘안전자산’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 검증이 끝난 데다, 덩치가 너무 커져 폭발적 상승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우드는 “사람들이 다음 세대의 FAANG이라고 부를 만한 회사를 찾고 있다”고 강조한다. 테슬라, 스퀘어를 발굴한 데 이어 최근에는 다른 분야에 눈을 돌렸다. 그중 하나가 유전학이다. 우드는 “테슬라가 여전히 달리고 있지만 우리는 유전학 분야에서 더 놀라운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DNA 염기서열 분석, 인공지능, 유전자 치료,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이 융합되면 진짜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RKK는 테슬라(9.54%), 스퀘어(4.72%) 외에도 미국 최초 원격 의료 서비스 기업 텔라닥헬스(5.11%), 유전자 가위 기술 대표 기업 크리스퍼테라퓨틱스(4.37%), 유전자 정보 분석 기업 인바이테(3.82%) 등을 담고 있다.
통찰 담은 보고서도 SNS로 공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우드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또 있다.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이다. 우드와 애널리스트들은 SNS를 통해 아크인베스트의 혁신에 대한 통찰을 담은 보고서와 시황 해설 영상, 팟캐스트 등을 공개한다. 2017년부터 ‘빅 아이디어’라는 이름으로 파괴적 혁신에 관한 보고서도 내고 있다.우드는 “다른 운용사의 컴플라이언스 부서는 매니저나 애널리스트가 자신의 리서치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그 덕분에 아크인베스트는 경쟁 우위를 갖게 됐고, 거대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아크인베스트의 혁신 아이디어에 동조해 이들이 담고 있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다만 시장에서 우드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 지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우드가 미다스의 손을 갖고 있으며,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은 금으로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네이트 제러시 ETF스토어 대표)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이유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