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작년 4분기에 애플 주식을 일부 처분한 대신 버라이즌과 셰브런 지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말까지 애플(APPL) 주식 5720만 주를 팔았다. 애플 주가가 지난해 80% 넘게 치솟으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도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벅셔해서웨이가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이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43%가 애플 주식이다.

애플 다음으로 많이 판 주식은 은행주였다. 3분기에 JP모간체이스(JPM) 주식 대부분을 매도한 데 이어 4분기에는 나머지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2001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M&T은행(MTB)도 291만 주를 전량 팔았다. 이 밖에 웰스파고(WFC) 지분 역시 60% 가까이 줄이고, 금융기업인 PNC파이낸셜서비스(PNC)도 전부 매도했다.

지난해 2분기 버핏이 매수해 논란이 됐던 바릭골드(GOLD)도 모두 팔았다. 금을 싫어하고 현금흐름이 있는 자산을 선호하는 버핏이 금광회사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당시 화제가 됐다.

벅셔해서웨이가 애플 등을 파는 와중에 사들인 종목은 통신사 버라이즌(VS)과 에너지 기업 셰브런(CVX)이었다. 각각 86억달러, 41억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버라이즌은 벅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 내 여섯 번째로 비중이 큰 종목이 됐다.

헬스케어 주식도 사들였다. 독일의 제약회사인 머크(MRK) 지분을 28% 늘려 23억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제약회사인 애브비(ABBV)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Y) 지분도 늘렸다. 이 밖에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크로거(KR)는 기존 보유량보다 34% 더 사들여 3350만 주를 가지고 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