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30% 급락한 테슬라…개미들은 밤잠 설친다 [조재길의 뉴욕증시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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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투자자 론 배런, 테슬라 12억弗 매도
워런 버핏은 애플 팔아..."기술주 축소?"
9일 부양책 하원 통과 확실...'양날의 칼'
10일 美국채 입찰...변동성 커질 가능성
오라클·AMC·아디다스 전분기 실적 '주목'
워런 버핏은 애플 팔아..."기술주 축소?"
9일 부양책 하원 통과 확실...'양날의 칼'
10일 美국채 입찰...변동성 커질 가능성
오라클·AMC·아디다스 전분기 실적 '주목'
미국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론 배런은 최근까지 테슬라 주식을 180만 주 팔아 치웠습니다. 평균 매도 단가를 주당 700달러로 잡으면 12억달러가 넘는 금액입니다. 유대인인 배런은 수십년 전 자신의 이름을 딴 펀드(배런 펀드)를 만들었는데, 그 규모가 최소 450억달러에 달합니다.
반대로 ‘천슬라’(테슬라 주당 1000달러)를 고대하며 이번 테슬라의 주가 조정을 매수 시점으로 선택했던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마지막 거래일이던 지난 5일 600달러 선(주당 597.95달러)마저 깨졌기 때문이죠. 주가가 600달러를 밑돈 건 작년 12월 4일(599달러)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0.75%에 달합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뒤 기술주 거품 논란이 불거지긴 했지만 테슬라 주가 하락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시가총액이 워낙 큰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평가 논란’이 꼽힙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건 분명하지만 이것만으로 1000배에 가까운 주가수익비율(PER)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아니란 겁니다. 또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점차 하락세입니다. 테슬라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지 알기 어렵지만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이야말로 저가 매수 기회”라며 테슬라 매집에 나섰습니다. 다만 추가 투자 후 적지 않은 손실을 보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
뉴욕증시에선 현재 기술주와 금융·에너지주 간 기싸움이 치열합니다.
배런이 테슬라를 판 것처럼, 워런 버핏은 애플 지분을 줄였습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엑슨모빌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지요. 미 국채 장기물 동향이 양쪽의 희비를 갈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이번주엔 어떻게 움직일까요. 한 주동안 참고할 만한 일정 및 이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미 국채 10년 만기 수익률 동향(연 1.6% 재돌파 여부)
- 10일 10년물, 11일 30년물 국채 입찰 결과(부진하면 금리 급등 가능성)
- 슈퍼 부양책은 증시에 ‘양날의 칼’(9일 하원 통과 확실시)
- 10일 장 개시 전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및 그 결과에 따른 국채 금리 영향
- 11일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고용 회복세 지속 여부 확인)
- 오라클·AMC·아디다스 등의 직전분기 실적 공개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37만9000명 증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1만 명)를 두 배 가까이 상회했습니다. 1월 고용 역시 당초 4만9000명 증가로 발표했는데, 이번에 16만6000명 증가로 수정했습니다. 실업률은 1월 6.3%에서 2월 6.2%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떤 부문에서 고용이 많이 늘었나.
지난달 늘어난 일자리의 94%는 레저 및 접객업(35만5000개 증가) 부문에 집중됐습니다.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컸던 업종입니다. 전국적인 봉쇄령이 속속 해제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입니다. 고용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러스에 민감한 부문의 고용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며 올 1분기 5.5%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겨울 폭풍 등 한파가 아니었다면 2월 취업자가 50만 명 이상 늘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국제 유가도 많이 뛰었던데.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5%(2.26달러) 급등한 66.0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팬데믹 직후였던 작년 4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형성했던 걸 감안하면 단기간에 상당히 빠르게 오른 겁니다. WTI 가격은 2019년엔 50~60달러 선이었습니다.
고용 회복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고,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게 첫 번째 배경입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13개국 및 기타 산유국 10개국 모임)의 감산 연장 결정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앞서 OPEC+는 지난 4일 회동에서 다음달 산유량을 지금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의 증산 전망을 깬 겁니다.
투자은행들은 올 상반기 중 WTI 가격이 배럴당 70~75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핵심 이슈는 역시 미 국채 금리 동향이었는데.
지난주 다우(1.8%)와 S&P 500(0.8%) 지수는 상승했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상대적으로 큰 폭(2.1%) 하락했습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갑자기 급등했던 탓입니다. 작년 초 연 1.8% 선이던 국채 금리는 팬데믹 선언(3월 11일) 직전이던 같은 해 3월 5일 연 1% 밑으로 떨어졌는데, 다시 1%를 회복한 시점이 올해 1월 6일입니다.(최저점은 연 0.52%를 기록했던 작년 8월 4일). 지난달 1일 연 1.09%를 기록했던 국채 금리는 같은 달 25일 1.54%로 급등했습니다. 이달 2일 연 1.42%로 다시 하락했으나 4일 1.54%, 5일 1.56% 등으로 뛰었습니다. 마지막 날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장중 1.62%까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주에도 역시 국채 금리가 증시의 주요 변수 되나.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 국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건 금리 상승이 중앙은행(Fed)의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유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채권 금리 상승 자체도 기업·가계의 대출 부담을 높이는 만큼 경제엔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반등할 땐 인플레이션과 함께 금리 상승이 수반되는 게 보통입니다. 문제는 시장이 대처할 겨를도 없이 금리가 뛰는 겁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연말쯤 2.0% 안팎에 도달할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입니다.
▶국채 금리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이벤트가 있다면.
미 재무부가 실시하는 국제 입찰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0일에 10년물(380억달러), 11일에 30년물(240억달러) 입찰이 각각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난달 말엔 국채 7년물 입찰이 실시됐는데 부진했고, 이게 장기 금리 급등을 촉발했습니다. 미 국채의 주요 투자자인 일본계 기관들이 이달 말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국채 매도에 주력하고 있어 입찰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Fed 움직임은 어떤가.
Fed 핵심 인사들의 발언은 증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가 많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Fed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이 “경기 회복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으나 인내하겠다”고 말한 뒤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았던 게 가장 가까운 예입니다. 국채 금리가 뛰더라도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시장이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 역시 그 다음날(5일) “우리가 더 비둘기파적으로 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일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수익률 곡선 제어, 은행권 자본규제 완화 연장 등의 인위적 조치 가능성엔 선을 그은 겁니다.
▶이번주에도 Fed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나.
이번주엔 Fed 인사들의 발언이 나오지 않습니다.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블랙아웃’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채 금리를 둘러싼 팽팽한 긴장이 한주 내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장은 FOMC 직후로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은 17일이 ‘빅데이’라는 겁니다.
이번주에도 국채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시장 불안이 계속될 경우 Fed가 구두 또는 실질적인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국채 금리가 뛰더라도 Fed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눈여겨 봐야 할 경제 지표나 이벤트가 있다면.
10일 나오는 소비자 물가지수(CPI·2월 기준)에 우선 관심이 쏠립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집계 평균을 보면, 전달 대비 0.2%, 전년 대비 1.4% 각각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주가 영향은 이런 예상치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경제 지표>
- 10일(수) : 2월 소비자 물가지수(1월엔 0.3% 상승)
- 11일(목) :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12일(금) : 2월 생산자 물가지수(1월엔 1.3% 상승) / 3월 미시간대 소비자 태도지수(예비치·2월은 76.8이었음)
유럽중앙은행(ECB)이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대책을 내놓을 지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ECB가 정책적 대응에 나서면 차기 FOMC에 대한 기대(정책 대응)가 커질 수 있습니다. 같은 날 나오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12일의 미시간대 소비자 태도지수(3월 예비치)도 지켜봐야 할 지표입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74만5000건으로, 직전주(73만6000건)보다 늘었으나 시장 예상(75만 건)보다는 적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슈퍼 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했는데.
상원이 토요일인 지난 6일 1조9000억달러짜리 부양법을 예상대로 통과시켰습니다. 다만 당초 법안에서 최저임금 인상안이 빠졌기 때문에 다시 하원으로 넘어가 표결에 부쳐야 합니다. 하원은 9일 법안을 통과시킨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곧바로 시행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번 부양책의 54%는 개인에게 배정됩니다. 4%는 기업 몫입니다. 나머지는 연방 및 지방정부에 배정됩니다.
미국 성인과 아동 1인당 최대 1400달러씩 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 기준이 있는데, 1인 기준 연소득 8만달러 이하입니다. 실업급여 대상자는 매주 3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지원은 오는 9월 6일까지 계속됩니다.
별도로 위기에 처한 항공사 직원들의 급여 지원 명목으로 140억달러가 책정됐습니다.
▶부양책 시행은 증시에 긍정적인 뉴스인가.
대규모 부양책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다만 이번엔 부양책 확정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면서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습니다. 부양책이 경기 회복을 유도할 경우 국채 금리 및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혼재합니다. 이와 관련 CNBC는 ‘양날의 칼’(a double-edged sword)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기술주와 금융·에너지주 간 공방전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추가 부양책이 검토될 가능성도 있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부양법 통과 뒤 ‘이것이 마지막 부양책이냐’는 기자 질문에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면 또 다른 법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지속되면 추가 부양책을 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3조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양책 시행 이후엔 인프라 법안 논의가 곧바로 진행될 것인지로 관심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백신 배포 현황은.
백신 접종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점도 ‘양날의 검’입니다만, 아무래도 호재에 가깝습니다. 부양책과 같은 대규모 재정 적자를 수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6000만 명 정도입니다. 전체 인구의 18%가량입니다. 화이자·모더나에 이어 존슨앤드존슨 백신까지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점차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경제 재개를 선언하는 주(州)들이 늘고 있습니다. 텍사스는 10일부터 ‘100% 경제 재개’에 나섭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4000만 명)는 다음달 1일부터 디즈니랜드 등 각종 놀이공원과 스포츠 경기장을 개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애리조나는 이달 15일 이전부터 대면 수업을 재개합니다. 코네티컷은 오는 19일부터 식당 등의 수용 가능 인원을 100%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에선 올 1월 중 확진자가 하루 30만 명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5만~6만 명 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더 중요한 사망자 수는 하루 3000~4000명에서 1000명대 중반까지 떨어졌습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마무리되는 분위기인 듯한데.
S&P 500 편입 기업을 기준으로, 95%가량의 기업들이 직전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기업 중 주목할 만한 업체로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 극장 체인 AMC 엔테테인먼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10일에 실적을 공개합니다.
<주요 기업 실적>
- 9일(화) : 딕스스포팅구스
- 10일(수) : 오라클, AMC 엔터테인먼트, 아디다스, 범블, 익스프레스
- 11일(목) : JD닷컴, 파티시티
- 12일(금) : 커크랜드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반대로 ‘천슬라’(테슬라 주당 1000달러)를 고대하며 이번 테슬라의 주가 조정을 매수 시점으로 선택했던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마지막 거래일이던 지난 5일 600달러 선(주당 597.95달러)마저 깨졌기 때문이죠. 주가가 600달러를 밑돈 건 작년 12월 4일(599달러)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0.75%에 달합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뒤 기술주 거품 논란이 불거지긴 했지만 테슬라 주가 하락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시가총액이 워낙 큰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평가 논란’이 꼽힙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건 분명하지만 이것만으로 1000배에 가까운 주가수익비율(PER)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아니란 겁니다. 또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점차 하락세입니다. 테슬라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지 알기 어렵지만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이야말로 저가 매수 기회”라며 테슬라 매집에 나섰습니다. 다만 추가 투자 후 적지 않은 손실을 보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
뉴욕증시에선 현재 기술주와 금융·에너지주 간 기싸움이 치열합니다.
배런이 테슬라를 판 것처럼, 워런 버핏은 애플 지분을 줄였습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엑슨모빌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지요. 미 국채 장기물 동향이 양쪽의 희비를 갈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이번주엔 어떻게 움직일까요. 한 주동안 참고할 만한 일정 및 이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미 국채 10년 만기 수익률 동향(연 1.6% 재돌파 여부)
- 10일 10년물, 11일 30년물 국채 입찰 결과(부진하면 금리 급등 가능성)
- 슈퍼 부양책은 증시에 ‘양날의 칼’(9일 하원 통과 확실시)
- 10일 장 개시 전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및 그 결과에 따른 국채 금리 영향
- 11일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고용 회복세 지속 여부 확인)
- 오라클·AMC·아디다스 등의 직전분기 실적 공개
▶지난주 금요일 마감한 뉴욕증시 상황은.
지난 5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상당폭 상승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1.85% 오른 31,496.30, S&P 500은 1.95% 급등한 3,841.94, 나스닥은 1.55% 뛴 12,920.15로 각각 마감했습니다. 장 개시 직전 발표된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강화됐습니다.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37만9000명 증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1만 명)를 두 배 가까이 상회했습니다. 1월 고용 역시 당초 4만9000명 증가로 발표했는데, 이번에 16만6000명 증가로 수정했습니다. 실업률은 1월 6.3%에서 2월 6.2%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떤 부문에서 고용이 많이 늘었나.
지난달 늘어난 일자리의 94%는 레저 및 접객업(35만5000개 증가) 부문에 집중됐습니다.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컸던 업종입니다. 전국적인 봉쇄령이 속속 해제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입니다. 고용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러스에 민감한 부문의 고용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며 올 1분기 5.5%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겨울 폭풍 등 한파가 아니었다면 2월 취업자가 50만 명 이상 늘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국제 유가도 많이 뛰었던데.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5%(2.26달러) 급등한 66.0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팬데믹 직후였던 작년 4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형성했던 걸 감안하면 단기간에 상당히 빠르게 오른 겁니다. WTI 가격은 2019년엔 50~60달러 선이었습니다.
고용 회복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고,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게 첫 번째 배경입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13개국 및 기타 산유국 10개국 모임)의 감산 연장 결정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앞서 OPEC+는 지난 4일 회동에서 다음달 산유량을 지금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의 증산 전망을 깬 겁니다.
투자은행들은 올 상반기 중 WTI 가격이 배럴당 70~75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핵심 이슈는 역시 미 국채 금리 동향이었는데.
지난주 다우(1.8%)와 S&P 500(0.8%) 지수는 상승했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상대적으로 큰 폭(2.1%) 하락했습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갑자기 급등했던 탓입니다. 작년 초 연 1.8% 선이던 국채 금리는 팬데믹 선언(3월 11일) 직전이던 같은 해 3월 5일 연 1% 밑으로 떨어졌는데, 다시 1%를 회복한 시점이 올해 1월 6일입니다.(최저점은 연 0.52%를 기록했던 작년 8월 4일). 지난달 1일 연 1.09%를 기록했던 국채 금리는 같은 달 25일 1.54%로 급등했습니다. 이달 2일 연 1.42%로 다시 하락했으나 4일 1.54%, 5일 1.56% 등으로 뛰었습니다. 마지막 날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장중 1.62%까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주에도 역시 국채 금리가 증시의 주요 변수 되나.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 국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건 금리 상승이 중앙은행(Fed)의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유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채권 금리 상승 자체도 기업·가계의 대출 부담을 높이는 만큼 경제엔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반등할 땐 인플레이션과 함께 금리 상승이 수반되는 게 보통입니다. 문제는 시장이 대처할 겨를도 없이 금리가 뛰는 겁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연말쯤 2.0% 안팎에 도달할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입니다.
▶국채 금리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이벤트가 있다면.
미 재무부가 실시하는 국제 입찰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0일에 10년물(380억달러), 11일에 30년물(240억달러) 입찰이 각각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난달 말엔 국채 7년물 입찰이 실시됐는데 부진했고, 이게 장기 금리 급등을 촉발했습니다. 미 국채의 주요 투자자인 일본계 기관들이 이달 말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국채 매도에 주력하고 있어 입찰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Fed 움직임은 어떤가.
Fed 핵심 인사들의 발언은 증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가 많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Fed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이 “경기 회복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으나 인내하겠다”고 말한 뒤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았던 게 가장 가까운 예입니다. 국채 금리가 뛰더라도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시장이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 역시 그 다음날(5일) “우리가 더 비둘기파적으로 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일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수익률 곡선 제어, 은행권 자본규제 완화 연장 등의 인위적 조치 가능성엔 선을 그은 겁니다.
▶이번주에도 Fed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나.
이번주엔 Fed 인사들의 발언이 나오지 않습니다.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블랙아웃’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채 금리를 둘러싼 팽팽한 긴장이 한주 내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장은 FOMC 직후로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은 17일이 ‘빅데이’라는 겁니다.
이번주에도 국채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시장 불안이 계속될 경우 Fed가 구두 또는 실질적인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국채 금리가 뛰더라도 Fed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눈여겨 봐야 할 경제 지표나 이벤트가 있다면.
10일 나오는 소비자 물가지수(CPI·2월 기준)에 우선 관심이 쏠립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집계 평균을 보면, 전달 대비 0.2%, 전년 대비 1.4% 각각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주가 영향은 이런 예상치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경제 지표>
- 10일(수) : 2월 소비자 물가지수(1월엔 0.3% 상승)
- 11일(목) :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12일(금) : 2월 생산자 물가지수(1월엔 1.3% 상승) / 3월 미시간대 소비자 태도지수(예비치·2월은 76.8이었음)
유럽중앙은행(ECB)이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대책을 내놓을 지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ECB가 정책적 대응에 나서면 차기 FOMC에 대한 기대(정책 대응)가 커질 수 있습니다. 같은 날 나오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12일의 미시간대 소비자 태도지수(3월 예비치)도 지켜봐야 할 지표입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74만5000건으로, 직전주(73만6000건)보다 늘었으나 시장 예상(75만 건)보다는 적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슈퍼 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했는데.
상원이 토요일인 지난 6일 1조9000억달러짜리 부양법을 예상대로 통과시켰습니다. 다만 당초 법안에서 최저임금 인상안이 빠졌기 때문에 다시 하원으로 넘어가 표결에 부쳐야 합니다. 하원은 9일 법안을 통과시킨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곧바로 시행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번 부양책의 54%는 개인에게 배정됩니다. 4%는 기업 몫입니다. 나머지는 연방 및 지방정부에 배정됩니다.
미국 성인과 아동 1인당 최대 1400달러씩 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 기준이 있는데, 1인 기준 연소득 8만달러 이하입니다. 실업급여 대상자는 매주 3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지원은 오는 9월 6일까지 계속됩니다.
별도로 위기에 처한 항공사 직원들의 급여 지원 명목으로 140억달러가 책정됐습니다.
▶부양책 시행은 증시에 긍정적인 뉴스인가.
대규모 부양책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다만 이번엔 부양책 확정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면서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습니다. 부양책이 경기 회복을 유도할 경우 국채 금리 및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혼재합니다. 이와 관련 CNBC는 ‘양날의 칼’(a double-edged sword)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기술주와 금융·에너지주 간 공방전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추가 부양책이 검토될 가능성도 있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부양법 통과 뒤 ‘이것이 마지막 부양책이냐’는 기자 질문에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면 또 다른 법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지속되면 추가 부양책을 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3조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양책 시행 이후엔 인프라 법안 논의가 곧바로 진행될 것인지로 관심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백신 배포 현황은.
백신 접종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점도 ‘양날의 검’입니다만, 아무래도 호재에 가깝습니다. 부양책과 같은 대규모 재정 적자를 수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6000만 명 정도입니다. 전체 인구의 18%가량입니다. 화이자·모더나에 이어 존슨앤드존슨 백신까지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점차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경제 재개를 선언하는 주(州)들이 늘고 있습니다. 텍사스는 10일부터 ‘100% 경제 재개’에 나섭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4000만 명)는 다음달 1일부터 디즈니랜드 등 각종 놀이공원과 스포츠 경기장을 개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애리조나는 이달 15일 이전부터 대면 수업을 재개합니다. 코네티컷은 오는 19일부터 식당 등의 수용 가능 인원을 100%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에선 올 1월 중 확진자가 하루 30만 명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5만~6만 명 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더 중요한 사망자 수는 하루 3000~4000명에서 1000명대 중반까지 떨어졌습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마무리되는 분위기인 듯한데.
S&P 500 편입 기업을 기준으로, 95%가량의 기업들이 직전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기업 중 주목할 만한 업체로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 극장 체인 AMC 엔테테인먼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10일에 실적을 공개합니다.
<주요 기업 실적>
- 9일(화) : 딕스스포팅구스
- 10일(수) : 오라클, AMC 엔터테인먼트, 아디다스, 범블, 익스프레스
- 11일(목) : JD닷컴, 파티시티
- 12일(금) : 커크랜드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