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적개선 대우건설, 다시 매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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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I, 1.8조원에 매각 추진
▶마켓인사이트 3월 10일 오후 2시43분
대우건설이 3년여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국내 한 사모펀드(PEF)가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는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PEF 운용사에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 전량(50.75%)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PEF는 건설사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금액은 1조80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작업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 회사는 대우그룹 해체 이후 워크아웃을 거쳐 2006년 금호아시아나에 넘어갔다.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한 금호가 3년 만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11년 대우건설을 떠안은 산업은행은 2017년 공개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역시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무산됐다.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빠른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 늘어난 5583억원을 기록했다."물 들어올 때 노젓자"…실적 탄탄해진 대우건설 매각 '급물살'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회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제값을 받고 팔기에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19년과 2020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질문에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작업을 한 뒤 재매각에 나서겠다”고 거듭 밝혔다. 올 들어 매각 적기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수주 실적을 초과 달성하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매출은 8조1367억원, 영업이익은 558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2조2914억원, 영업이익 2533억원으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1350억원)과 현대건설(899억원)을 추월했다.
수주 실적도 탄탄하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이라크, 모잠비크 등 해외 거점국가에서 고수익 프로젝트(PJ) 계약을 연이어 따냈다. 작년 초 목표였던 12조77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13조9126억원을 수주했다.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해 2000원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던 주가는 올해 2월 들어 6000원대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5000원 중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던 대우건설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이후 2006년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2006년부터 3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지키면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금호가 3년 만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고난의 시기가 다시 찾아왔다. 금호가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대우건설은 2011년 결국 국책은행인 산은으로 넘어갔다. 산은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호반건설은 돌연 인수를 철회했다. 산은은 당시 ‘서둘러 매각에 나섰다’는 매각 실패 책임론에 시달렸다. 이후 2019년 구조조정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보유 지분을 전부 넘겼다.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와 유상증자 등에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2011년 인수 당시 주당 금액은 1만8000원이다. 현재 유력 인수후보인 PEF 측과 협의 중인 거래 가격은 주당 8500원 수준이다. ‘헐값 매각’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반대로 인수자 측에선 현재 주가가 6000원을 밑돌고 있고 대우건설의 경쟁력이 전성기 시절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주당 8500원은 높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대우건설이 3년여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국내 한 사모펀드(PEF)가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는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PEF 운용사에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 전량(50.75%)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PEF는 건설사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금액은 1조80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작업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 회사는 대우그룹 해체 이후 워크아웃을 거쳐 2006년 금호아시아나에 넘어갔다.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한 금호가 3년 만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11년 대우건설을 떠안은 산업은행은 2017년 공개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역시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무산됐다.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빠른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 늘어난 5583억원을 기록했다.
"물 들어올 때 노젓자"…실적 탄탄해진 대우건설 매각 '급물살'
KDBI "제값 받고 팔기에 적기"…주당 8500원선서 PEF와 협상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회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제값을 받고 팔기에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19년과 2020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질문에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작업을 한 뒤 재매각에 나서겠다”고 거듭 밝혔다. 올 들어 매각 적기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대우건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수주 실적을 초과 달성하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매출은 8조1367억원, 영업이익은 558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2조2914억원, 영업이익 2533억원으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1350억원)과 현대건설(899억원)을 추월했다.
수주 실적도 탄탄하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이라크, 모잠비크 등 해외 거점국가에서 고수익 프로젝트(PJ) 계약을 연이어 따냈다. 작년 초 목표였던 12조77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13조9126억원을 수주했다.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해 2000원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던 주가는 올해 2월 들어 6000원대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5000원 중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던 대우건설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이후 2006년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2006년부터 3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지키면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금호가 3년 만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고난의 시기가 다시 찾아왔다. 금호가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대우건설은 2011년 결국 국책은행인 산은으로 넘어갔다. 산은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호반건설은 돌연 인수를 철회했다. 산은은 당시 ‘서둘러 매각에 나섰다’는 매각 실패 책임론에 시달렸다. 이후 2019년 구조조정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보유 지분을 전부 넘겼다.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와 유상증자 등에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2011년 인수 당시 주당 금액은 1만8000원이다. 현재 유력 인수후보인 PEF 측과 협의 중인 거래 가격은 주당 8500원 수준이다. ‘헐값 매각’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반대로 인수자 측에선 현재 주가가 6000원을 밑돌고 있고 대우건설의 경쟁력이 전성기 시절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주당 8500원은 높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