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시대…증권계좌 4000만개
국내 주식거래 계좌가 4000만 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머니무브(돈의 이동)’ 현상에 더해 최근 공모주 청약 열기까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1가구 1계좌’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지난 9일 기준 3924만3554개로 집계됐다. 작년 말 3549만5401개에서 두 달여 만에 약 375만 개 늘었다. 신규 주식 투자자가 급증한 작년 한 해 증가량(612만8781개)의 절반 이상을 두 달여 만에 채웠다. 업계에선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이르면 이달 주식 계좌가 4000만 개를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계좌 가운데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인 증권계좌를 말한다.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통상 업계에선 1인당 4~5개 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식 투자 인구가 800만 명을 훌쩍 넘어섰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주식 계좌 급증은 주식이 국민의 일상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주식 투자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도 “주식 열기가 뜨거운 국내에서 공모주 청약제도까지 바뀌면서 계좌 증가 추세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마감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 청약에 약 240만 계좌가 참여하면서 역대 최다 청약 건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하루에만 50조원 이상 뭉칫돈이 몰리는 등 63조6000억원가량의 증거금이 들어오며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올해 크래프톤 등 유망 기업이 상장하고,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 현상도 이어지고 있어 주식 계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재원/전범진/전예진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