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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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들이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에서 신규 개설된 중개형 ISA 납입 금액은 13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5일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업계 최초로 투자 중개형 ISA를 출시한지 3주만에 '머니 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3월 도입된 ISA는 '만능통장'이라 불린다. 저금리 시대 개인의 자산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절세형 상품이다. 통장 하나로 예·적금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도입된 중개형 ISA는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기존과는 달리 국내 상장 주식을 담을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다. 중개형 ISA는 위탁매매업 라이선스가 있는 증권사에서만 개설할 수 있다. 기존 ISA는 고객 지시를 받아 회사가 운용하는 '신탁형'과 전문가에 의해 설계되는 '일임형' 등 두 가지 유형만 있었다.

수수료 혜택은 NH투자증권이 가장 파격적이다. 가입 후 1년간 국내 주식 거래시 증권사 수수료 뿐만 아니라 유관기관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은 국내주식 매매수수료 평생 우대 이벤트를 진행한다. 증권사 수수료는 받지 않지만 유관기관 수수료는 고객 부담이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혜택도 많다. NH투자증권은 1000만원 이상 잔고가 증가한 고객 중 140명을 추첨해 세전 연 14% 수익률의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가입 혜택을 준다. KB증권은 중개형ISA 가입 후 잔고 2000만원을 유지할 경우 공모주 청약 한도를 200% 제공한다.

리워드 혜택도 강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에 순입금한 금액을 기준으로 3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고객에게는 3만원, 1000만원 이상은 5만원을 지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개형 ISA 계좌에 10만원 이상 가입시 2만원 상품권을 지급한다. 300만원 이상 순증시 1만원, 1000만원 이상 순증시 2만원 상품권을 추가 지급한다. KB증권은 이 계좌로 연금펀드와 ELS 가입시 각각 1만원, 5만원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중개형 ISA 가입자 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중개형 ISA 계좌를 개설하면 매년 원금 기준 투자 한도를 2000만원씩 늘려 놓을 수 있는데, 이를 오는 2023년 도입되는 금융투자소득세 대비용 절세 계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023년부
터 5000만원이 넘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예를 들어 A주식으로 1억 차익이 발생하면 5000만원은 비과세, 나머지 5000만원에 대해서는 22%(지방소득세 포함) 양도세가 적용돼 약 1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ISA계좌를 활용하면 5200만원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적용되고, 나머지 4800원에 대해서 9.9% 분리과세로 약 400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016년 ISA 상품 첫 도입 당시 개설된 계좌들이 이번 달부터 만기 5년을 채워가는만큼 중개형 ISA로의 '머니 무브'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