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국내 증시의 상승을 주도했던 전기차 배터리 업종을 두고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전체 응답자 중 22.6%가 배터리 관련주가 10% 이상~20% 미만의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같은 수의 매니저들은 10% 이상~20% 미만 조정에 베팅했다.

"배터리株 수익률 기대치 낮춰야" vs "실적을 봐라, 2분기엔 급속충전"
배터리 관련주는 2월 이후 대거 조정받았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급락하며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하락을 이끌었고,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배터리 자체 개발 및 각형 배터리에 집중할 것을 선언하며 추가 조정이 이어졌다. LG화학(2월 이후 12.54% 하락) 삼성SDI(11.85% 하락) 등 주요 배터리주는 2개월에 걸친 조정 끝에 연초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추가 하락을 예상한 매니저들은 “배터리 업체가 당분간 연초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완성차 업체들과 장기적인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 때문에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SDI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2.8배에 달한다.

반등을 예상하는 매니저들은 관련주의 실적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1분기 조정이 끝난 뒤 2분기에는 배터리주가 다시 몸값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소재주 중심의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매니저도 있었다. 한 응답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뒤늦게라도 배터리 자체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배터리산업의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라며 “완성차 업체와 기존 배터리 제조사 간 경쟁에서 수혜를 볼 소재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