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미국 페이스북이 올해 1분기에 1년 전보다 48% 급증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비대면 경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고 수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페이스북은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직후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26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 대비 48% 늘었다. 시장 예상치(236억7000만달러)도 상회했다. 페이스북은 3분기 연속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순이익은 94억달러로, 1년 전보다 94% 폭증했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2.34달러에서 3.30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 증가세는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일간 활동 이용자 수(DAU)는 18억8000만 명, 월간 활동 이용자 수(MAU)는 28억5000만 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시장조사 기관인 팩트셋이 사전에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로는 각각 18억9000만 명, 28억6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계속 늘어나는 페이스북의 월간 활동자 수 추이. 페이스북 및 CNBC 제공
계속 늘어나는 페이스북의 월간 활동자 수 추이. 페이스북 및 CNBC 제공
페이스북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이 급증했지만 이용자 수 증가세가 누그러지면서 이용자당 수익성은 개선됐다. 이용자 한 명당 평균 매출(ARPU)은 9.27달러로, 전망치(8.40달러)를 웃돌았다. 페이스북은 “광고당 평균 단가가 작년보다 30% 올랐고, 광고 게재 건수도 12% 늘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보고서에서 향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위험에 대해서도 적시했다. 대표적인 게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규정 강화에 따른 새로운 광고 규제 가능성이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업체와 광고주들이 이용자들로부터 명시적인 동의를 얻기 전까지는 아이폰 사용자 정보를 모으지 못하도록 했다. 페이스북 등 앱들은 그동안 아이폰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기록을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해 왔다.

새 광고 정책에 따라 아이폰 사용자들이 자신의 인터넷 기록 조회를 거부할 경우 광고에 의존하는 앱들은 매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페이스북 "광고 단가 30% 뛰었다…역대 최대 매출"
조 바이든 행정부 및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견제를 주장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특히 애플의 새 정책에 따른 실적 충격이 2분기부터 가시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페이스북 주가는 나스닥 정규장에서 1.16% 오른 307.10달러로 마감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6% 넘게 급등하고 있다. 장 마감 직후 역대 최대의 실적을 공개한 덕분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