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야흐로 상장지수펀드(ETF) 전성시대다. 5년 전까지만 해도 25조원에 불과하던 ETF 시장 규모(순자산총액)는 최근 60조원까지 불었다. 개인투자자가 소액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데다 비용도 저렴해 ETF 시장에 불이 붙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도 거래비용, 세금, 환율 등을 고려해야 하다 보니 어느 나라 시장에서 어떤 ETF를 샀느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벌어진다. 모르면 손해보고, 한 번 알아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는 ETF 투자 ‘꿀팁’을 자세히 풀었다.

(1) 국내 ETF, 미국 ETF 중 뭘 살까

미국본토 ETF냐, 국내상장 미국 ETF냐…ETF 투자 3가지 '꿀팁'
나스닥지수만큼 수익을 내는 ETF에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나스닥 ETF는 한국에도 상장돼 있지만 미국 증시에도 있다. ETF는 추종하는 지수만큼 이익을 낸다. 같은 나스닥 ETF라면 그게 한국에 상장됐든 미국에 상장됐든 거의 비슷한 이익을 낸다는 의미다. 하지만 세금과 환율에 따라 투자자가 손에 쥐는 수익은 달라진다.

최종 투자 수익률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세금이다. 미국 상장 ETF는 미국 주식과 똑같이 세금을 낸다. 매매 차익의 250만원까지는 양도소득세를 떼지 않는다. 한 해에 미국 주식과 ETF를 합쳐서 번 돈이 250만원보다 많으면 25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 22%의 세금을 낸다.

국내 상장 ETF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를 빼고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뗀다. 비과세인 국내 주식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세율을 단순 비교하면 미국 상장 ETF에 투자하는 게 불리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국내 상장 ETF는 다른 상품의 수익과 손실을 합쳐서 계산해주지 않는다. 한 ETF에서 200만원 손해를 봐도 다른 ETF에서 100만원 수익이 나면 세금을 매긴다. 미국 상장 ETF에 투자하면 손익을 통산해주는 것과는 다르다. 또 국내 상장 ETF에서 번 돈과 이자, 배당 등을 합쳐 연간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정리하면 예상 수익이 833만원보다 적은 투자자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라면 해외에 상장한 ETF를 ‘직구’하는 게 유리하다. 833만원은 국내 ETF 기준 15.4%의 배당소득세를 낼 때와 미국 ETF 기준 250만원 공제 후 22% 양도소득세를 내는 게 똑같아지는 금액이다.

(2) ETF, 제값 주고 거래하려면?

ETF를 거래할 때는 장 시작 5분과 장 막판 10분은 피하는 게 좋다. 이 시간대에 거래하면 ETF를 ‘제값’보다 비싸게 사거나 싼값에 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TF의 제값이란 순자산가치(NAV)를 뜻한다. ETF가 담고 있는 주식의 가치를 합한 게 순자산가치다.

문제는 ETF가 항상 순자산가치로만 거래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ETF는 주식처럼 시장에서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호가가 맞을 때 거래가 성사된다. 일시적으로 ETF를 사려는 수요가 엄청나게 몰리면 원래 가격보다 ETF가 비싸게 거래되고, 반대로 팔려는 사람이 많으면 원래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투자자들이 ETF의 원래 가격보다 지나치게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파는 일을 막기 위해 도입한 게 유동성공급자(LP) 제도다. LP들은 ETF의 적정 가치와 비슷한 가격대로 꾸준히 호가를 낸다. ETF의 가격이 원래 가치와 비슷하도록 ‘지킴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장 전(오전 8~9시) 단일가 매매가 끝난 직후 5분과 장 막판 단일가 매매 10분(오후 3시20분~3시30분)에는 LP가 호가를 내지 않는다. 투자자들끼리만 거래하기 때문에 ETF의 원래 가격을 벗어나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3) ETF에 투자할 때 드는 비용은?

ETF에 투자할 때 드는 비용도 꼭 따져봐야 할 요소다. ETF 수수료는 크게 운용보수를 포함한 총보수와 기타비용으로 나뉜다. 총보수는 자산운용사가 ETF를 운용하는 대가로 가져가는 비용이다. 운용사 홈페이지를 비롯한 ETF 정보 사이트에 드러나 있는 보수가 총보수다.

기타비용은 ETF를 운용할 때 드는 비용이다. 총보수와 달리 ETF의 투자설명서를 뜯어봐야만 알 수 있다. 주식 결제비용, 예탁비용 등 ETF를 운용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지는 써보기 전에는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기타비용을 정확히 알 방법은 없지만 대략 가늠은 해볼 수 있다. ETF 규모가 클수록 기타비용이 적게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ETF 규모에 상관없이 정률을 떼어가는 총보수와 달리 기타비용은 규모가 커진다고 비례해서 많아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