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5일 3300선을 뚫고 오른 배경에는 매수세로 전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번주(6월 21~25일) 코스피지수가 나흘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전날까지 6500억원 넘게 팔았던 외국인은 이틀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은 SK하이닉스, LG화학, 신풍제약, HMM, 효성첨단소재, 호텔신라 등이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3일 연속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이 완화된다는 소식과 함께 D램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도체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설명을 내놨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기대감이 재부각됐고,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점도 외국인 유입을 이끌었다.

한국 증시의 경우 연초 강세장 이후 코스피지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지면서 신흥시장 내에서 매력도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15배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12배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매력도가 부각됐다”며 “여기에 국내 기업의 실적 추정치도 상향 조정 추세라 신뢰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 달러 강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외국인 귀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차익을 중시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유럽과 일본 등의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달러화의 상대 가치가 일방적으로 오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