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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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운임이 계속 오르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다만 HMM은 산업은행의 전환사채(CB) 주식전환 부담에 급등 피로감까지 겹쳐 이들과 동떨어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해운운임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HMM의 주가도 뒤따라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 6월 들어 혼자 뒤쳐진 HMM


HMM은 이달 들어(29일 기준) 8.98% 떨어진 4만3600원을 기록 중이다. HMM의 주가는 지난달 말 고점을 찍은 뒤 이달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HMM이 약세를 보이는 동안 글로벌 해운사들의 주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 일본 닛폰유센은 24.92%, 가와사키기선은 33.55% 올랐다. 대만 에버그린도 82.05%, 홍콩 오리엔트오버시즈도 48.61% 올랐다. 6월 들어 글로벌 해운사 중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건 HMM이 거의 유일하다.

CB 주식전환 부담이 HMM의 발목을 잡았다. 산은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갖고있는 3000억 규모의 HMM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던 탓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 물량이 대거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HMM은 지난 17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HMM의 주가가 상승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연초 이후 HMM의 주가는 212.54% 오른 상황이다. 글로벌 주요 해운사 중에선 에버그린(341.03%) 다음으로 주가 상승폭이 크다. 같은 기간 닛폰유센은 134.80% 올랐고, 오리엔트오버시즈는 107.48% 올랐다. 가와사키기선은 86.79% 올랐다.

○ 여전한 운임 강세…HMM 뒤따라갈까


다만 해운운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HMM도 주가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계 컨테이너선의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5일 기준 3785.4를 기록하며 7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SCFI 지수는 연초 이후로만 약 43% 올랐다. 2분기 평균 SCFI 지수는 3259로 전년 동기 대비 263%나 높다. 물동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중국 수출 관문인 옌텐항이 코로나로 인해 컨테이너 처리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글로벌 해운사들도 속속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가와사키기선은 지난 22일 컨테이너부문이 호조라며 올해 연결순이익이 전년 대비 75% 증가한 1900억엔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550억엔을 훌쩍 웃도는 규모다. HMM의 실적 컨센서스도 상승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HMM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조5097억원, 1조289억원으로 3개월 전 대비 각각 20.46%, 84.13% 올랐다.

증권가에서도 HMM의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옌텐항의 운영이 재개됐다고 하지만 이미 밀려있는 물량을 처리하기에도 3분기까지 벅찬 상황이라 해운 운임의 피크아웃도 아직 멀어보인다"며 "요즘 같은 시황에서는 덜 오른 HMM 주가가 글로벌 해운사 주가를 따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백신접종 증가와 맞물려 항만 적체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사실상 유일한 걱정거리는 미주 서안의 항만 내 대기중인 컨테이너 물동량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여전히 물동량은 작년의 두 배 수준이고 대신 유럽의 항만 혼잡도가 커지고 있지만 백신접종과 맞물려 미주의 항만 적체는 피크를 지난 모습"이라고 짚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