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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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인테리어 1위 업체인 한샘이 매물로 나왔다. 매각이 성사되면 한샘은 창사 50여 년 만에 새 주인으로 바뀐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최대주주 지분 약 30%를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 후보군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사모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이르면 이번 주말 약 1조3000억원 안팎(주당 20만원)에 양해각서(MOU)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인 조 명예회장이 1970년에 설립한 국내 1세대 가구 업체다. 조 회장은 당시 주부들이 부엌에서 아궁이 높이가 낮아 허리를 굽히고 일해야 했던 시절,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식 주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1970년대 들어 국내에 아파트가 본격 보급되는 등 건설경기 호황에 힙입어 한샘도 함께 성장했다. 국가 경제가 성장하면서 조 명예회장은 한샘을 부엌가구 전문 업체에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현재는 국내 대표 인테리어 가구 업체로 키웠다.

한샘은 조 명예회장이 1994년 25년 만에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 새 대표로 취임한 최양하 전 대표는 ‘디자인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거공간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샘의 이름으로 상품화해 판매했다. 페브릭 등 키친웨어, 소형가전 시장에도 진출해 생활용품 판매까지 영역을 넓혔다. 2015년에는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7년 상하이 한샘플래그십스토어를 연 데 이어 항저우와 우한 등에 매장을 열었다. 200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이후 지난해 강승수 대표가 새롭게 취임하면서 전문경영인 2기 체제에 들어섰다.

조 명예회장이 경영권 매각에 나선 이유는 후계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생으로 고령인 조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지만 모두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장남 조원찬씨가 2002년 사망하면서 세 자매만 남았다. 세자매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한샘 지분 1.32%·0.88%·0.72%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환경이 급변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구업계 경쟁구도는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가구공룡’ 이케아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뒤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고,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현대리바트는 한샘을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오늘의집 같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인테리어 플랫폼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위기 요인이다. 실제 한샘은 연결기준 2017년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넘겼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7년 매출 2조60억원, 영업이익 1405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18년에는 매출 1조93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560억원을 기록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 영향 등으로 가구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소폭 회복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675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을 달성했다.

≪이 기사는 07월13일(18:2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