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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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이벤트 없이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한 것은 미국 큰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주요 원인이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11일 장중 최고점(9만6800원)을 찍은 삼성전자는 이후 추세적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 7만8000원대까지 떨어진 주가는 2일에야 상승 전환했다. 이후 사흘 연속 올라 8만2900원(4일 종가)을 기록했다. 5일에는 0.97% 내린 8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별한 호재 없는데…삼성전자 반등한 진짜 이유는
증권업계는 최근 반등 조짐에 대해 미국 빅테크에서 빠져나온 자금 일부가 삼성전자로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아마존 매도 물량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주식으로 흘러갔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마존은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7.56% 빠졌다. 당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자 이 같은 해석이 나왔다. 이날 미국에 상장된 TSMC가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장이 열리자마자 반등했다. 미국 반도체주가 상승한 이후 국내 증시 첫 거래일이다. 외국인이 3~4일 1조154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올 들어 외국인이 2거래일간 1조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등하기 전 거래일인 7월 30일까지도 목표가를 내린 증권사가 많았다”며 “실적 추정치 상향 등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었는데 주가가 오른 것은 대형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빠져나온 자금도 삼성전자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자국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면서 테크 업종 중심의 홍콩 증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데, 아시아 정보기술(IT)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로 자금이 일부 옮겨갔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최근 상승세가 중장기 전망이 아니라 기계적 매수에 따라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저렴한 반도체주로 포트폴리오 일부를 조정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까지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삼성전자를 코로나19 수혜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소형 IT 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반도체가 특수를 누렸다”며 “내년에도 반도체 수요가 유지될지 투자자들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7만8000원대에 형성돼 있던 저점을 지키고 주가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가 저점을 찍고 올라와 매크로 충격을 제외하고 삼성전자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