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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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반등을 이끌어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 리포트와 함께 다시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D램 가격 하락 전망까지 주가를 끌어내렸다.

11일 오전 9시40분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보다 각각 600원(0.75%), 3000월(2.67%) 내린 7만9600원과 10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일 '8만전자'를 회복했던 삼성전자는 7거래일 만에 다시 7만원대로 주저 앉아았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상반기에 '10만전자'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7만~8만원대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트렌스포스가 PC제조업체들의 과도한 재고로 4분기 메모리칩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5.36%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20% 빠졌다. 나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72.90포인트(0.49%) 하락한 14,788.09에 마감됐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 부회장 가석방이 경영 공백 해소가 향후 삼성그룹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지만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을 넘어서는 등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4%, 53.37%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실적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연초 최고점을 찍은 뒤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 사태가 주가를 때렸다. 공급부족으로 반도체 가격이 올라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엔 좋을 수 있지만, 완성차와 스마트폰 등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 구조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에는 인텔의 대규모 M&A 소식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선 인텔의 M&A는 향후 반도체 시장 경쟁을 심화시켜, 삼성전자 실적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 3월2일 장중 15만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1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당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한 수급 불안이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3월2일부터 전날까지 각각 1조8416억원, 1조8177억원 순매도 했다. 반면 개인은 3조6061억원 순매수 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슈퍼사이클)였던 2018년 시절의 매출을 회복했다.

올해 2분기에 매출 10조 321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9.91% 늘었다. 2018년 3분기(11조 4168억원)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앞서 분기 매출이 10조원의 벽을 뚫은 것은 두번뿐이였는데 올해 2분기는 역대 세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 늘어난 2조6946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57% 증가한 1조9884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인 CLSA가 반도체 사이클 하강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한 것도 반도체업황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LSA는 9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언더퍼폼(비중 축소)으로 낮췄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17만2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CLSA는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촉발된 IT 수요와 데이터 센터들의 재고 축적으로 인해 상승세를 유지해왔는데, 시장 예상치도 강한 수요와 ASP의 유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PC와 스마트폰 OEM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을 완화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를 향한 외국인 시각이 달라졌는지 여부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투자 성과도 엇갈릴 수 있다"며 "외국인의 이달초 반도체 순매수는 (반도체에 대한) 시각 변화보다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른 대형주 바스켓 매매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