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굴착기 판매가 석 달 연속 줄어들었다.

11일 중국공정기계공업협회(CCMA)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내 26개 굴착기 제조업체의 총 판매량은 1만7345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7월보다 9.2% 줄어든 규모다. 중국의 월간 굴착기 판매는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14.3% 줄어든 데 이어 6월에도 6.2% 감소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인프라 투자 트렌드가 도로, 항만, 건물 등 건설 위주에서 5세대(5G)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같은 첨단기술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굴착기 판매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6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2.6% 증가했지만 5월의 15.4% 증가보다는 증가율이 떨어졌다.

업계에선 굴착기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원인으로 우선 경기 둔화 우려를 꼽는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반등을 이끌어 온 수출이 최근 둔화되는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자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JP모간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9.1%에서 8.9%로, 골드만삭스가 8.6%에서 8.3%로 내리는 등 국내외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작년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독려하면서 굴착기 판매가 급증했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올해 굴착기 판매가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하반기까지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다시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굴착기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CCMA는 7월 굴착기 판매에서 내수는 24.1% 줄었지만 수출이 75.6% 늘었다고 강조했다. 뤼잉 CCMA 부회장은 "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수출은 당분간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