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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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규모 2위인 SK하이닉스가 3위 네이버(NAVER)에 8062억원 차이로 쫓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더 빠지지 않고 네이버가 1%대로만 상승해도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증시 주도업종을 판단하기 위해 업종 상위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이 SK하이닉스를 넘는지를 판단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굴욕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SK하이닉스는 4.74% 하락한 10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12만1000원으로 마감한 뒤 6거래일 동안 16.94%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3조1642억원으로 네이버(72조3580억원)와의 차이가 1.11%로 좁혀졌다.

SK하이닉스가 급락하는 동안 네이버가 크게 오른 것도 아니다. 지난 4~12일 네이버 주가는 43만3000원에서 44만500원으로 1.73% 오르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11월17일 한국전력을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워낙 독보적인 탓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 주도 업종을 판단할 때 업종 상위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이 2위 기업을 넘어서느냐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도 했다.

실제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인터넷플랫폼과 전기차배터리 관련 업종이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주목되자 네이버·카카오의 시총 합, LG화학·삼성SDI의 시총 합을 SK하이닉스와 비교하기도 했다.

작년 종가 기준으로는 네이버(주가 29만2500원·시총 48조470억원)와 카카오(7만7900원·34조6235억원)의 시가총액 합은 82조6705억원으로 SK하이닉스(11만8500원·86조2683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들어 전일까지 네이버는 50.60%, 카카오는 89.35% 오른 반면, SK하이닉스는 11.39%가 빠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월25일의 고점 14만8000원과 비교하면 32.09% 낮은 수준이다.
최근 SK하이닉스의 하락세는 반도체 업황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인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에서 비롯됐다. 지난 5~12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8406억원 어치 팔았다. 삼성전자는 3조334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는 올해 4분기 D램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SK하이닉스의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트렌스포스의 전망이 증시에 반영된 지난 11일에는 6.22%, 전일에는 4.74% 급락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갈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4조4000억원에서 10조8000억원으로 수정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6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내렸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에도 서버용 제품의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7만7000원을 유지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