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전력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주요 발전소의 발전용 석탄 재고가 2주치 정도 밖에 안 남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궈진증권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중국 6대 국유 발전그룹의 석탄 비축분이 15일치인 1131만t에 불과하며,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중국 당국이 정한 규정에 따르면 발전소는 봄·가을 비수기에 원칙적으로 20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석탄을 비축하고 있어야 한다.

이 보고서가 기준으로 삼은 날짜에서 이미 8일이 지난 상황인데다, 이후 석탄 가격은 오르고 전력 수요도 더 늘어났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궈진증권은 또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중국은 발전용 석탄 18억5000만t이 필요하지만, 2억2200만~3억4400만t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의 12~19%가 모자란다는 얘기다.

SCMP는 "매년 9월이 되면 중국 발전소들은 추운 겨울을 앞두고 석탄 재고를 보충했지만 올해는 석탄이 매우 귀해 겨우 불을 켤 수 있을 정도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그마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20개 이상에서 전력 공급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신호등이 갑자기 꺼지는가 하면, 주요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의 석탄 재고량과 소비량 간 격차 확대는 지난 4월 이후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공급 제한과 수요 증가 속에 석탄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해 t당 695위안에서 지난주 t당 1086위안으로 50% 넘게 올랐다. 석탄가격 급등에 수익성이 악화한 중국 발전소들은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전력을 생산하려하지 않고 있다고 궈진증권은 설명했다.

올 1~8월 중국의 전력 생산은 전년 대비 11.3% 늘어났지만, 석탄 생산은 4.4%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체 생산 전력 가운데 석탄화력 비중은 67%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지난해부터 갈등이 깊어진 호주의 석탄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중국의 석탄 수급 상황은 악화했다. 호주산 석탄은 지난해까지 중국 석탄 수입 금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호주산 석탄은 열효율이 높지만 중국이 호주산을 대체해 수입량을 늘린 몽골과 인도네시아의 석탄은 열효율이 떨어져 향후 중국의 전력난을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난화선물은 전날 보고서에서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이후 고품질 석탄 3500만t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현재 중국이 수입하는 석탄의 70%가 열효율이 떨어지는 인도네시아산"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