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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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일반 직원의 직급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연공서열을 따지지 않고 성과로 직원을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능력 있는 인재에게 많은 보상과 빠른 임원 승진 기회가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원협의회와 성과관리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공식 발표에 앞서 제도의 변화 방향을 설명하고 협의회의 의견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이달 말께 인사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가장 큰 변화는 커리어레벨(CL)로 불리는 직급체계의 폐지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4단계 직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차에 따라 CL1(고졸사원)부터 CL4(부장급)까지 네 단계로 직급이 나뉜다. 삼성전자는 4단계 직급을 2~3단계로 줄이는 1안과 아예 직급 제도를 없애는 2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완전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CL 체제가 없어지고 임원 밑으로 모두 같은 직원이 된다. 자연스레 직급별 기본 연봉 테이블도 사라진다. 호칭 역시 바뀐다. 지금도 직급을 부르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차장’ ‘부장’ 등으로 호칭을 붙이는 관행이 남아 있었다. 이제 이 같은 호칭도 사라지고 모두 이름 뒤에 ‘님’자를 붙이거나 ‘프로’로 부르게 된다.

연봉 기본 인상률의 개념은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매년 일정액의 연봉을 올려줬다. 내년부터는 기본 인상률을 배제하고 성과평가만으로 임금 인상률을 결정한다. 일을 잘하는 직원의 임금은 파격적으로 올릴 계획이다.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업무 능력만 보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으로 직원들의 생산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내부 사정에 정통한 경제계 한 관계자는 “경직된 조직 분위기를 유연하고 수평적으로 바꾸는 것이 이번 인사제도 개편의 핵심”이라며 “직원들의 ‘계급장’을 떼고 성과관리와 보상을 확실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