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효과 떨어질 우려 속 파월 '테이퍼링 가속' 발언에 시장 출렁
"오미크론, 백신·항체치료제 효과 저하" 언급도 부정적 영향
오미크론에 테이퍼링 가속까지…다우·S&P500, 1.9% 급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여파로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휘청거렸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2.22포인트(1.86%) 떨어진 34,483.7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8.27포인트(1.90%) 내린 4,567.0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5.14포인트(1.55%) 내린 15,537.6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지난 26일 2% 중반 급락했던 뉴욕증시는 전날 '봉쇄 조치는 없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언에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급락 전환했다.

먼저 마감한 유럽 주요국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2% 내린 15,100.13으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8% 빠진 6,721.16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증시는 0.7% 하락한 7,059.45,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은 1.1% 내린 4,063.05를 각각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아직 '미지의 존재'나 다름없는 오미크론 변이에 관한 뉴스 한 줄 한 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 여파에 주목했다.

새 변이가 백신과 치료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잇단 발표와 인플레이션을 염려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계획보다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언급이 투자 심리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보다 이번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백신) 효과가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고, 미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도 초기 시험 결과 이 변이에 대해선 항체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상원 청문회에서 "자산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를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뉴욕증시의 하강곡선은 더 가팔라졌다.

파월의 언급은 인플레이션과 변이 바이러스의 여파 사이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CNBC방송이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기술주부터 바이러스 확산의 직격탄을 맞는 여행주까지 전방위로 하락했다.

모더나는 4.4%, 페이스북은 4%, 익스피디아는 3.3%, 카니발 크루즈는 3.0% 각각 떨어졌다.

오미크론 변이 우려가 다시 커지는 가운데 전날 1.5%대를 회복했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1.44%로 9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원유 수요 하락 우려에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4%(3.77달러) 떨어진 66.1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7시50분 현재 배럴당 3.9%(2.87달러) 내린 70.57달러에 거래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