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동산 자산가격 거품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는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7일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코로나19 이후 은행들의 회복력과 취약성을 전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2010년 이후 10년 간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높아지진 않았다는 게 무디스의 분석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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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태종 무디스 연구원은 "최근 2년 새 부동산 가격 증가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비율(LTV)을 낮은 수준으로 묶어 놓은 데다 고객 대부분이 고(高)신용자라 은행 신용도 관련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종합적으로 봤을 때 내년 국내 은행들의 신용도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금리 인상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정부의 각종 코로나19 관련 지원 정책과 규제 완화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이같은 자산건전성·수익성을 유지하는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가계 대출 증가세에 대해선 우려했다. 부채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갑자기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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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대출 증가 속도 역시 빨라 향후 경기 상황이나 정부 지원책에 따라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 대출도 아시아 지역 내에선 상당히 높은 편이고 증가 속도까지 가팔라 금리 인상기에 은행권의 핵심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내년 비(非)은행 금융회사들의 신용 위험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털사들의 경우 금리 인상 기조로 조달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어 수익률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상업용 부동산이나 투자금융, 해외대체 투자를 통해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 편입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한국신용평가의 판단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카드사들은 반복적인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대응능력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강화된 대출 규제로 인한 외형 성장 제약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비용부담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과거에 비해 복원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이현일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