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계속 강세를 이어가자 인민은행이 개입하고 나섰다.

인민은행은 9일 밤 공고를 내고 오는 15일부터 자국 내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준비금 비율을 기존의 7%에서 9%로 2%포인트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외화예금 준비금 비율은 금융기관들이 고객에게서 받은 외화예금 중 지급 준비 등 목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자금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올라가면 그만큼 중국 내 외화 유동성이 떨어져 위안화 평가 절상 압력이 약화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이번 조치는 위안화 가치 상승 흐름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급속히 오르던 지난 5월에도 한 차례 외화예금 준비금 비율을 5%에서 7%로 올린 바 있다. 당시 14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조치였다.

지난 8일 중국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1달러당 6.3443위안까지 내려가면서 위안화 가치가 2018년 5월 15일 이후 약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내려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오른다는 의미다.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 2.6% 가까이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위안화 강세 현상의 주요 원인을 중국의 수출 호조에서 찾고 있다. 올해 1∼3분기 중국의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3376억 달러(약 397조원)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