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급등 속 자산증가 속도 너무 빨라…"2000년·2007년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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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이후 최근까지 미국의 가계자산이 약 36조달러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의회 및 통화 당국의 적극적인 돈풀기와 함께 주식 부동산 등 가치가 크게 뛰었던 덕분이다.
10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Fed)이 발표한 ‘미국 금융 계정’(financial accounts of the U.S.) 자료에 따르면 가계자산은 작년 1분기 이후 올해 3분기까지 35조5000달러 늘어났다.
자산 가치 상승에다 고용 증가 및 임금 인상이 겹치면서 역대 가장 많은 부(富)를 영위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회사인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가계의 소비 여력이 그만큼 많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내년에 경제가 4%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시켜주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다른 평가도 있다.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는 스콧 그래니스 전 웨스턴애셋 이코노미스트는 “가계자산의 증가 속도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상당한 거품이 끼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 가계부채는 2008년 고점 이후 10여년동안 21% 증가했다. 반면 순자산은 3배 이상 급증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가계 순자산은 지난 70년동안 11배 뛴 것으로 계산됐다. 최근의 자산 증가세가 유독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물가상승률과 인구 증가율을 모두 감안한 1인당 순자산은 지난 70년동안 7만2000달러에서 43만2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최근의 가계자산 증가세는 과거 장기 추세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빠르다는 게 그래니스의 설명이다. 그는 “시장이 과열됐던 2000년과 2007년이 재연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향후 수년간 장기 추세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매우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익률 하락은 높은 물가상승률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게 그래니스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1970년대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었을 때도 가계 순자산 증가 속도가 장기 추세를 다시 밑돌았다”며 “인플레이션이 (요즘처럼) 7%까지 치솟을 경우 연 2% 정도인 연방 부채 이자의 실질 부담이 연간 5%씩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니스 이코노미스트는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이 매년 1조달러의 연방 부채를 실질적으로 줄여주면서 정부 수입을 늘리고 성장률을 높여줄 수 있다는 계산”이라며 “반면 민간 부문은 매년 추가로 1조달러만큼을 연방정부에 세금 형태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인플레이션 세금’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앞서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기 대비 6.8%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82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10월 상승률은 6.2%였다.
11월 CPI는 전달 대비로도 0.8%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0.7%)를 웃돌았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10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Fed)이 발표한 ‘미국 금융 계정’(financial accounts of the U.S.) 자료에 따르면 가계자산은 작년 1분기 이후 올해 3분기까지 35조5000달러 늘어났다.
자산 가치 상승에다 고용 증가 및 임금 인상이 겹치면서 역대 가장 많은 부(富)를 영위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회사인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가계의 소비 여력이 그만큼 많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내년에 경제가 4%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시켜주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다른 평가도 있다.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는 스콧 그래니스 전 웨스턴애셋 이코노미스트는 “가계자산의 증가 속도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상당한 거품이 끼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 가계부채는 2008년 고점 이후 10여년동안 21% 증가했다. 반면 순자산은 3배 이상 급증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가계 순자산은 지난 70년동안 11배 뛴 것으로 계산됐다. 최근의 자산 증가세가 유독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물가상승률과 인구 증가율을 모두 감안한 1인당 순자산은 지난 70년동안 7만2000달러에서 43만2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최근의 가계자산 증가세는 과거 장기 추세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빠르다는 게 그래니스의 설명이다. 그는 “시장이 과열됐던 2000년과 2007년이 재연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향후 수년간 장기 추세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매우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익률 하락은 높은 물가상승률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게 그래니스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1970년대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었을 때도 가계 순자산 증가 속도가 장기 추세를 다시 밑돌았다”며 “인플레이션이 (요즘처럼) 7%까지 치솟을 경우 연 2% 정도인 연방 부채 이자의 실질 부담이 연간 5%씩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니스 이코노미스트는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이 매년 1조달러의 연방 부채를 실질적으로 줄여주면서 정부 수입을 늘리고 성장률을 높여줄 수 있다는 계산”이라며 “반면 민간 부문은 매년 추가로 1조달러만큼을 연방정부에 세금 형태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인플레이션 세금’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앞서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기 대비 6.8%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82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10월 상승률은 6.2%였다.
11월 CPI는 전달 대비로도 0.8%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0.7%)를 웃돌았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