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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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내내 하락세였던 식품주가 고개를 들었다. 올해 가공식품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제품 가격 인상분이 내년 1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시작될거란 기대감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14일 농심은 3.13% 오른 3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농심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그렸다. 7월 고점 대비 저점까지 21.48% 하락했다. 상승세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달들어 14.44% 올랐다. 수출 비중이 농심보다 높은 삼양식품은 상승세도 더 강했다. 이달 들어 19.52% 오르며 단숨에 하반기 하락폭을 만회했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은 10.73%, 오리온은 10.71%, 오뚜기는 9.41% 올랐다.

식품 수출이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면서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1월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92억6000만달러로 2018년 동기(76억4000만달러) 대비 21.2% 증가했다. 특히 올해 가공식품 예상 수출액은 11억33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면(6억6300만달러), 만두(6400만달러), 즉석밥(4800만달러) 등이 모두 수출 호조세를 보였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대중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며 "해외에 직접 생산공장을 증설해 해외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농심은 내년까지 북미법인의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0% 늘이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과 오리온도 내년 해외 생산기지 증설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제품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내년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거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오뚜기와 농심은 라면 가격을 각각 11.9%, 6.8% 인상했다. 삼양식품도 라면 가격을 6.9% 올렸다.

반면 곡물 가격 상승세는 잦아드는 추세다. 지난달 23일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부셸 당 856.0센트까지 치솟았던 소맥 가격은 지난 13일 788.75센트까지 내려왔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라니냐로 인해 작황이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기후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 증가율도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선제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던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오리온, 농심, CJ제일제당 등을 선호주로 꼽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경우 '너구리'나 '짜파게티', '돈코츠큰사발' 등 해외에서 '제2의 신라면'이 될 수 있는 인기제품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북미 법인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내년 해외 법인의 성장 모멘텀이 강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격인상 효과로 내년부터 오리온 중국, 러시아법인의 수익성이 강하게 개선될 것"이라며 "중국에선 견과바, 베트남에선 젤리 등 판매 제품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고, 베트남의 마트 채널 현대화 효과까지 등에 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