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수 있으며, 테이퍼링 규모를 두 배로 늘려 내년 3월 종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맞으면서 정책 기조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되며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테이퍼링 규모를 기존의 월 150억달러에서 월 300억달러로 두 배 늘려, 테이퍼링 종료시점을 내년 6월에서 3월께로 당길 방침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박과 고용 개선에 따른 결정이다. FOMC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그동안 고수했던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목표) 2%를 넘긴 가운데 고용시장 환경이 완전고용이라는 목표에 맞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제로수준의) 금리범주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금리 인상과 관련 "물가인상률이 2%를 넘어서고 노동 시장이 완전 고용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가 공개됐다. 점도표에 따르면 18명의 FOMC 위원 중 10명이 내년 0.88~1.12% 수준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5명은 0.63~0.87%를 예상했다. 지난 9월 18명 가운데 절반인 9명이 내년 0.13~0.37%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매파적(통화긴축)인 분위기로 변했다.

이로써 내년에는 3회, 2023년 3회, 2024년 2회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행 제로(0~0.25%) 수준의 기준금리는 2024년 말이면 2.1%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3개월 전인 9월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인상이 최소 1회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이번 FOMC는 상당히 매파적(통화긴축)으로 변했다.

기준 금리는 현재 0.00~0.25%로 동결했지만, 내년에는 최소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내년 2022년 3회, 2023년 3회, 2024년 2회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4년 말이면 2.1%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FOMC는 또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9월 2.2%에서 2.6%로 수정하는 한편, 내년 말 기준 실업률 예측은 3.8%에서 3.5%로 조정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