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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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개인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종목이 모두 평균 매수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서 발생한 손실 규모만 1000억원 이상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곱버스로도 불리는 코덱스(KODEX)200선물인버스2X가 472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타이거(TIGER)차이나전기차S0(4167억원), SK스퀘어(4101억원), LG화학(3183억원), 삼성SDI(2475억원), 카카오(2470억원), 네이버(1521억원), 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1317억원), 타이거 미국테크TOP10(1184억원), 카카오뱅크(1167억원) 순이었다.

이 10개 종목의 이날 종가는 모두 개인의 평균 매수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격 하락폭을 순매수량에 곱한 손실 규모는 10개 종목 합산으로 1126억원에 달한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의 경우 전일까지의 평균 매수가 2235원 대비 1.12%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 종목은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1% 내리면 2%의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로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로 강세장이었던 월초에는 상당한 수준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드라이브로 이번주 들어 증시가 충격을 받아 ‘곱버스’ 종목의 손실폭이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작은 수준으로 회복했다.

증시를 흔든 악재들이 금방 해소되기 어려워 연말까지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하는 증권가 전망에 힘이 실리기도 하고 있다. 연말에 주가가 오르는 ‘산타랠리’를 올해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와 통화정책 간의 미스매치 국면이라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며 “펀더멘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증시는 이전보다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가 더 하락하면 곱버스 종목으로는 수익을 챙길 수 있겠지만, 문제는 나머지 개별 종목이다. 실제 이달 첫째주 이후 지수가 하락하면서 개인들이 많이 사들인 개별종목과 해외주식을 담은 ETF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선 최근 들어 미국 전기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탄 영향으로 순매수 순위 2위, 4위, 5위에 각각 랭크됐던 타이거차이나전기차S0, LG화학, 삼성SDI의 평균 매수가 대비 낙폭은 5~8%대에 이른다.

단순히 손실만 입은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타격을 받았을 법하다. 이달 들어 개인들이 많이 판 종목들이 하락장 속에서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전일까지 개인의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7개가 오르고 3개가 하락했다. 하락 종목 중에서 카카오페이의 평균 매도가(19만8673원) 대비 낙폭이 13.93%에 달했다. 이 종목을 판 개인들은 228억원의 손실을 피했다.

하지만 거래 규모가 압도적이었던 삼성전자는 개인의 평균매도가(7만6241원) 대비 2.44% 올랐고, SK하이닉스, LG,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우, HMM 등도 개인의 평균매도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날 거래를 마쳤다.

10개 종목의 평균 매도가 대비 등락폭과 순매도량을 곱한 값은 플러스(+)524억원으로, 개인들은 이 정도의 수익을 얻을 기회를 놓친 셈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희비도 엇갈렸다. 개인과 비교해 외국인은 더 나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기관은 크게 수익을 거두지는 못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매수 규모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매수가 대비 이날 종가 기준으로 420억원을 벌었다. 다만 각각 외국인 매수규모 4위, 5위, 10위에 랭크된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카카오뱅크의 현재 주가는 외국인의 평균 매수가보다 3~5% 낮은 수준이다.

반면 카카오페이를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기관은 매수 상위 10개 종목 투자로 39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