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일 1년6개월 만에 1200원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1%대 하락하며 2920.53에 장을 마쳤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6일 1년6개월 만에 1200원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1%대 하락하며 2920.53에 장을 마쳤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Fed)이 빠른 경기 회복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예상보다 이르게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내년 이후로 전망한 양적긴축을 올해 시행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Fed의 공격적인 긴축 움직임에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Fed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올리는 게 타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는 오는 3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끝내고 5~6월께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는데, 3월부터 금리를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부 참석자는 “Fed가 기준금리를 올린 뒤 비교적 빨리 대차대조표 규모를 축소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Fed가 매입해온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조기에 매각하는 형태로 양적긴축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Fed는 이와 함께 예전보다 긴축 속도를 높일 것임을 예고했다.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가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가 이전 정상화 때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Fed는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2017년 11월 긴축을 시작해 2년 만인 2019년 9월 종료했다. 이번엔 올해 금리를 올리고 긴축에 들어가면 2년보다 짧은 시간 안에 끝낼 것으로 관측된다.

예상보다 빠른 긴축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은 휘청거렸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3.34% 하락한 15,100.17에 마감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1.13% 내린 2920.5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은 2.9% 하락해 낙폭이 더 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2.88%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지수, 홍콩 항셍지수, 대만 자취안지수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원10전 오른 달러당 1201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로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7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이지현/김익환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