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조 기자. 오늘 이야기 나눌 기업은 어디입니까?

<기자>

티커명은 눈에 익으실텐데, 아직 바뀐 이름이 입에 잘 붙지 않는 기업입니다. 전 스퀘어, 잭 도시의 '블록(Block)'에 대해서 오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잭 도시하면 트위터 창립자 아닙니까.

스퀘어와 트위터 이 두 회사 CEO를 동시에 하다가 지난 연말 트위터 CEO를 사임했죠. 스퀘어의 사명 변경과도 관련이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총 50억달러 이상되는 상장사 2곳의 CEO 겸임한 것은 잭 도시가 유일무이했죠. 그의 트위터 CEO 사임은 갑작스러웠습니다.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사퇴 압박에도 버티던 잭 도시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서 내려오겠다 했으니까요. "트위터가 이제 창업자들의 영향을 벗어나 새로운 단계로 갈 준비가 되었다고 믿기에 떠난다"라며 물러났는데, 잭 도시가 트위터를 떠나고 이틀 후에 스퀘어의 이름이 '블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가 스퀘어에 집중하겠다는 것과 동시에, 스퀘어 역시 비트코인, 암호화폐에 집중하겠다라고 선언한 셈이죠.

블록으로의 사명 변경은 암호화폐 기술에 기반한 탈중앙적 금융 서비스, 금융 생태계 구현에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앵커>

블록이라.. 메타도 그렇고, 직관적인 이름이 대세인가 봅니다.

스퀘어의 시작은 카드 간편 결제이죠?

<기자>

네. 스퀘어는 2008년 잭 도시가 트위터에서 쫓겨난 이후 세운 핀테크(디지털 간편결제 시스템) 기업인데요. 저희가 배달음식을 시키면 핸드폰에 꼽아서 카드 결제할 수 있는 조그마한 기계를 다들 아실겁니다. 이걸 만든 기업이죠. 신용카드 결제 기계를 아주 작고 이쁘게, 또 운영 프로세스도 단순하게 만들면서 카드결제 시장의 폭을 넓혔죠. 수수료도 기존 카드회사들은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높아지는 수수료율 체계를 갖고 있었는데,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받는 낮은 수수료를 택하면서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후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POS와 고객/제품 관리 소프트웨어, 배달/픽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소상공인 에코 시스템을 구축했고요.

그리고 나서 블록의 두번째 캐시카우인 P2P 송금앱, '캐시앱(CashApp)'을 내놓았는데요. 국내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서비스 형태가 캐시앱을 벤치마크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편 송금에서 모바일 지갑으로 역할을 키워왔는데, 여기에 대출, 주식 투자, 그리고 비트코인 투자까지 다양한 금융 기능을 탑재하고, 지난해 3월에는 자체 은행사업까지 당국의 승인을 받아 출범했습니다. 일반 은행처럼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 보험이 적용되는 계좌 제공하게 되면서 플랫폼 은행을 완성했다고 볼 수 있죠.

여기에 8월에는 후불 핀테크기업 '애프터페이'를 인수했는데, 최종 인수는 이번 1분기에 마무리될 겁니다. 'BNPL(Buy Now Pay Later)' 후불결제까지 가져가면서 간편송금과 결제, 저축, 투자, 대출에 후불결제까지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구축하는 '슈퍼앱'으로 거듭날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블록'이란 새 이름을 택한 이유가 뭔가요? 비트코인 투자 외 또 어떤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갖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얘기한 캐시앱이나 소상공인 '셀러에코시스템' 등 지금까지의 스퀘어 사업이 기존의 금융업을 핀테크로 옮겨 온 것이라면,

블록의 사업 방향성은 비트코인이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고유의 인터넷 화폐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잭 도시가 이전 어닝콜에서 블록의 사업 방향으로 한 말이 있는데요. "Our focus is on helping Bitcoin to become the native currency for the internet"

"모두가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고 송금하는 세상 만들겠다" 이런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미 캐시앱을 통해서 비트코인 판매도 하구요. 또 무료 송금과 결제, 비트코인을 이용한 '디파이', 저비용 고효율의 금융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면서 비트코인 이용자 선점효과가 컸죠. 최근에는 자신이 비트코인을 안 갖고 있어도 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내놓았습니다.

하나 흥미로운 점이 이번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에서도 엄청난 규모의 재난지원금과 실업급여가 풀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미국에는 은행계좌 유지비용도 들고, 최소 계좌에 넣어야 하는 금액 기준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들이 캐시앱으로 지원금을 받으면서 가입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여기에 그 풀린 돈을 주식, 코인 거래로 바로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캐시앱 연간사용자수가 7천만명으로 커졌습니다. 지난해 미국 금융앱 부문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죠.

이에 더해 블록은 비트코인 관련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 스파이럴(Spiral)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추가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그 중 하나가 탈중앙화 방식의 암호화폐 거래소 tbDEX 설립이 있고, 또 비트코인 태양광 채굴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가장 시장이 주목한 뉴스는 바로 블록이 코인 채굴 사업까지 뛰어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앵커>

비트코인 채굴을 직접 한다는 건가요?

<기자>

어느 누구든 편하게 집에서도 비트코인 채굴이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 블록의 목표입니다. 실제로 스퀘어 시절부터 하드웨어 부서에서 비트코인을 대중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면 아래서 여러 방향으로 진행해 오고 있었는데요.

드디어 지난 14일 잭 도시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공식적으로 개방형 비트코인 마이닝 시스템 구축하고 있다"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로 블록의 오픈소스 기반 비트코인 채굴 시스템을 개발이 상당부분 궤도에 올라왔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걸 왜 하는겁니까?

<기자>

사실 비트코인 채굴이 국내에서도 열풍이 불었습니다만, 이제는 미국이 전 세계 1위의 채굴국입니다. 글로벌 총 용량의 35%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이 비트코인 채굴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술도 어렵고 채굴장비 구축과 운영도 일방가정에서는 할 수 없죠.

그런데 블록의 방향성, 잭 도시가 비트코인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탈중앙적(decentralized)' 역할입니다. 비트코인의 핵심은 바로 어떤 개인도, 조직도 통제를 할 수 없는 근원적 인터넷 기술이라는 점인데, 그 시작점인 채굴이 대규모 장비를 보유한 일부 업체에 중앙화 되어 있다는 문제점에서 이 기술개발이 시작된 것입니다.

현재 암호화폐 채굴에서의 해결해야 할 과제는 높은 전력소모와 발열과 먼지, 소음 등입니다. 집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조용하고 저렴한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개발하고 또 시스템과 오픈 소스를 공유하겠다는 것이죠. 성공한다면 블록체인 채굴 산업을 재편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시장에서는 이런 블록의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주가는 52주 신저가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14일 주가는 133달러로 마감했는데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속 성장주들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블록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스퀘어에서 블록으로 회사 이름 변경한 이후 31%나 떨어졌는데, 일각에서는 11월 고점 이후 하락하고 있는 비트코인 움직임과 함께 블록의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보는 시각도 좀 나뉘어 지는데요.

먼저 도이치뱅크와 키뱅크는 각각 $330, $300의 목표가를 $210~22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올해 시장에 테크주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요.

하지만 월가 리포트를 내놓은 증권사를 모아보면 18개의 매수 추천, 10개사의 유지 제시하는 등 매수가 우위입니다. 목표가는 평균 265달러, 현재가보다 두배 수준이고, 최고는 360달러까지 제시하고 있으며, 최근 투자 대가인 조엘 그린블랫도 블록을 포트폴리오에 담으면서 시장의 이목을 끈 바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였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블록'으로 태어난 잭 도시의 스퀘어…비트코인 채굴사업 재편 [뉴욕증시 A to 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