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잘나가는 PCB주…신고가 행진
대덕전자, 심텍, 코리아써키트 등 반도체·통신기기 인쇄회로기판(PCB) 관련주가 약세장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최근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사들도 잇달아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고사양 반도체 기판 업황이 본격적인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올해 이들 업체의 실적이 한 단계 레벨업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약세장에 52주 신고가 찍은 PCB업체들

24일 심텍은 장중 52주 신고가(5만300원)를 경신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오후 장엔 하락했지만 올초 대비 7.12% 올랐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지난해 11월 초와 비교하면 59.02% 상승했다. 인터플렉스는 지난 23일, 이수페타시스는 21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덕전자도 4개월 전 대비 33.82%, 코리아써키트는 95.86% 올랐다.
이 와중에 잘나가는 PCB주…신고가 행진
주가가 크게 상승하자 증권사들은 PCB업체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이날 대신증권, DB금융, 하이투자증권은 일제히 대덕전자 목표주가를 10~17% 상향했다. 키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올 들어 대덕전자를 커버리지 기업 목록에 새롭게 올렸다. 대신증권은 올 들어 2개월간 심텍의 목표주가를 4만4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다시 6만원으로 두 번 올렸다.

“올해 실적 한 단계 레벨업될 것”

PCB업체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성능 반도체 인쇄회로기판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FC-BGA 기판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반도체 패키지에 주로 쓰이는 고사양 제품이다.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메인보드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서버 등 고성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기판보다 수익성이 높다.

반도체 기판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다층 기판 구조가 보편화된 것도 반도체 기판 업황 호황에 한몫했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하는 업체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공급 부족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제품 가격은 꾸준히 올라가는 추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 같은 업황 덕분에 중견 PCB 6개사의 지난해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15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만6291% 증가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FC-BGA업체는 2024년 이후 투자계획까지 구체화하고 있다”며 “최소 2023년까지 FC-BGA 시장의 호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PCB업체들은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FC-BGA에 일찌감치 투자해온 대덕전자는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2.46% 늘어난 12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대덕전자의 매출 중 FC-BGA 비중은 24%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자동차의 전장화라는 트렌드에 맞춰 대덕전자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조만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FC-BGA의 공급 부족, 가격 인상 효과로 코리아써키트의 올해 영업이익(1244억원)도 전년 대비 61.7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적용되는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등을 주력으로 하는 심텍은 이날 올해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3030억원으로 제시했다. 전년 대비 89.38% 늘어난 수치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