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미국의 '천기누설'…중국·북한만 웃는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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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이 러시아발 금융위기 분수령
러시아 디폴트, 신흥국으로 확대되나
FOMC에서 올해 금리인상 횟수 확 늘어날 지 관심
러시아 디폴트, 신흥국으로 확대되나
FOMC에서 올해 금리인상 횟수 확 늘어날 지 관심
![우크라發 미국의 '천기누설'…중국·북한만 웃는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71547.1.jpg)
그 와중에 '게임 체인저'가 아닌 '게임 스포일러'로 등극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도 주시해야 합니다. 푸틴의 손에 달린 이란 핵협상과 러시아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메가톤급 변수입니다. 푸틴이 폴란드 국경으로도 공격을 확대해 확전 여부도 중대 기로에 있습니다.
![우크라發 미국의 '천기누설'…중국·북한만 웃는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71537.1.jpg)
가장 큰 문제는 키이우(키예프)의 운명입니다. 총공세를 공언하고 있는 러시아와 결사항전을 예고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누구도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 와중에 키이우에서 미국 언론인이 사망하고 우크라이나 서쪽 르비우 쪽으로 확전돼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란 미사일이 이라크에 떨어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시기상으로는 현지시간 16일, 한국시간으로 17일이 분수령입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오고 러시아 디폴트 여부가 가려집니다. 그 전에 우크라이나 상황이 돌변하면 모든 전망이 무색해집니다. 이란 핵협상도 타결되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14일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화상 회담의 결과도 중요합니다.
![우크라發 미국의 '천기누설'…중국·북한만 웃는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73013.1.jpg)
'정인설의 워싱턴나우'는 매주 월요일마다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기사 등으로 알짜 정보를 전해주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을 통해 찾아뵙고 있습니다.
역사적이고도 이례적인 FOMC
![우크라發 미국의 '천기누설'…중국·북한만 웃는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71536.1.jpg)
40년 만의 최고치인 물가상승률을 보면서 금리를 인상하는 회의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빅스텝'으로 가야할 것 같지만 '베이비 스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파월 의장도 지난달 2일 의회 증언에서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Fed 의장이 FOMC 이전에 구체적인 기준금리 인상 폭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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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은 다릅니다. 참여하는 Fed 이사 수가 4명에 불과합니다. 아직 3명의 신임 이사가 미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해 결원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공화당 반대로 부의장 지명자인 새라 블룸 래스킨 전 재무부 부장관은 낙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베이비 스텝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지역 연은 총재들이 더 매파적으로 흐른다면 의외의 결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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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FOMC 구성으로 역사적인 정책 결정을 하는 모습도 이번 FOMC의 진기록 중 하나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관전포인트는 점도표와 경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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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점도표 상엔 중간값이 올해 말까지 0.25%포인트씩 3회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엔 당연히 중간값이 올라갈 공산이 큽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는 4회 인상인데요. 6~7회로 전망하는 월가 금융사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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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러시아의 디폴트
![우크라發 미국의 '천기누설'…중국·북한만 웃는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71551.1.jpg)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외화표시 국채 규모는 390억달러(48조원)로 러시아의 외환보유액(6430억달러) 대비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방의 제재로 해외에 금이나 달러로 보유한 외환보유고의 절반 이상이 동결됐습니다.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재무부도 대응책을 찾았습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16일 "러시아에 비우호적 태도를 취하면서 외환보유고 사용을 제한한 국가들에 대한 채무는 루블화로 갚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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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러시아가 바로 디폴트에 빠지는 건 아닙니다. 30일의 유예기간이 있습니다. 러시아가 유예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15일까지 밀린 돈을 갚으면 디폴트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시간의 문제일 뿐" 이미 러시아의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러시아 국채 등급을 정크본드나 디폴트 직전 단계로 강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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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럽 은행들이 러시아에 많이 물려 있습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러시아 여신 규모는 253억 달러입니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은행들의 여신도 각각 252억 달러, 175억 달러 수준입니다.
러시아 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유럽 은행들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여신을 회수하려 할 겁니다. 그러면 허약한 순서대로 엑소더스를 견디지 못한 신흥국들이 연쇄적으로 금융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란 핵협상이라도 타결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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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보는 사우디, 베네수엘라, 이란 등입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의지 부족이고 베네수엘라는 함량 미달입니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미국 편에 서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쌍수들어 환영하고 있지만 투자 부족으로 단기간 내 원유를 생산하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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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은 최종 타결 직전 단계에서 교착상태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은 사실상 시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인도주의적 민간인 대피로 마련을 위한 협상 정도만 있었지 휴전을 위한 대화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예루살렘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밖에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터키 등이 중재를 위해 뛰고 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동합니다. 같은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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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최대 수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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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미국과 서방세계가 보여준 건 크게 세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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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내 손 안에 있는 금이 최고'라는 점입니다. 이번에 러시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외환보유고를 급격히 늘렸습니다. 제재에 대비해 달러 자산 비중을 줄였지만 이번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미국과 서방세계는 전방위적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모든 자산을 동결시켰습니다. 거기엔 러시아가 런던 등에 보관한 금도 포함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 외환보유액 중 절반 이상이 묶였습니다.
셋째는 자립하거나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에너지와 제조업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최악의 경우 에너지와 각종 물자를 스스로 생산하면 좋고 안되면 뒤를 받쳐줄 든든한 우방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중국이 러시아를 노골적으로 돕지는 못하더라도 대만 사태에 대비해 보험 차원에서라도 러시아를 완전히 모른 척은 힘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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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혼란과 안정, 갈등과 화해의 분기점에 있습니다. 강대강 대치 속이라도 외교적 협상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주를 비롯해 대전환의 시기의 운명은 대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