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이 분기배당에 속속 나서고 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분기배당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배당 시기를 전후로 높아지는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게 분기배당의 장점이다. 주요 금융주의 배당 매력도 높아질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17일 KB금융은 1.76% 오른 5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가 장중 5만9500원(4.56%)까지 오르기도 했다. 1분기에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영향이다. 전날 KB금융지주는 공시를 통해 이달 31일로 주주명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기배당을 위해 주주 명단을 확정하기 위한 조치다. KB금융은 1분기 배당 실시 여부를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분기배당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분기배당은 금융주의 대세가 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 분기배당을 실시했다. 이전엔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중간배당을 해왔다. 작년 3분기부터는 주당 260원을 지급했다. 연간 배당금인 1960원의 13.3% 수준이었다. 2005년부터 중간배당을 해오던 하나금융지주도 분기배당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분기배당 전 단계로 여겨지는 중간배당을 정례화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주당 15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뒤 정관 변경을 통해 중간배당 기준일을 명시했다. 중간배당을 꾸준히 하겠다는 의도다.

금융주의 분기배당은 한 해 전체 배당금을 4분의 1씩 지급하는 형태로 이뤄지진 않는다. 신한금융지주의 사례를 보면 1~3분기에는 각각 연간 배당금의 15% 내외 수준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55%는 기말배당을 통해 지급하고 있다. 중간배당도 마찬가지로 50%가 이뤄지는 건 아니다.

분기 또는 중간 배당을 통해 연말마다 반복되는 배당일 전후의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주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게 주요 목적이기 때문이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분기배당 추진은 배당 규모 그 자체보다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