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매파적인데 시장친화적" 이게 무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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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지난 며칠 간의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0.1~0.4% 상승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오전 한때 잠깐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결국,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1.23%, 나스닥은 1.33%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이틀 연속 2% 넘게 오른 데 이어 이날도 1% 이상 상승해 사흘 연속 1% 넘게 상승했습니다. S&P500지수가 이전에 이렇게 사흘 연속 1% 이상 오른 건 2020년 11월 중간선거 직전, 그리고 2020년 3월 팬데믹 폭락 직전이었습니다. 대부분 뭔가 큰 변곡점이 있을 때였습니다.
이날 시장은 러시아가 놨다가 들었습니다. 개장 전 러시아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상이 잠정적 합의를 이뤘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대해 "맞는 내용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옳지 않다"라고 부인했습니다. 또 로이터는 미국 관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에서 양국 입장에 여전히 매우 큰 차이가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는 좀 부정적이었지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25bp 추가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세 번 연속 인상해 기준금리(0.75%)는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지난달 위원 아홉 명 중 네 명이 50bp 인상을 주장했었는데, 이달엔 한 명으로 줄었습니다. 전쟁 불확실성 때문에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변한 것이죠. '비둘기파적인 금리 인상'(Dovish Hike)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시장에는 큰 영향은 주지 않았습니다. 경제 지표는 괜찮았습니다. 전주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1만4000개에 그쳐 예상보다 적었습니다. 2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증가해 예상에 부합했고요. 2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습니다. 다만 모기지 이자율이 치솟아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섰습니다.
주요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건 로이터, 블룸버그 등은 러시아가 달러화로 국채 이자를 지급했고, 씨티 등 일부 채권자가 받았다고 보도한 뒤입니다.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도 하락했습니다.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일단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또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이날 유가가 급등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는 8.4% 올라 배럴당 $102.98에 마감했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6.64달러로 8.8% 올랐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 등으로 유가가 하락했지만, 더 많은 수요 파괴가 필요한 게 현실이다. 2분기 브렌트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 하반기에는 13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월가에선 3월 연방공개시장위회(FOMC)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FOMC가 매파적이었다는 건 대부분 동의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7회 금리 인상, 최종금리(2.8%)를 중립금리(2.4%)보다 높게 제시한 점 등이 다소 매파적이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Fed 위원 7명이 올해 일곱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라며 5월 중 50bp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도 전날 뉴욕 증시는 폭등했고, 이날도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논쟁이 격렬해진 것입니다. 증시가 오를 만하다는 주장을 먼저 전해드리겠습니다.
▶JP모간은 △강력한 경제의 힘을 고려할 때 2022년에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은 높지 않다 △제롬 파월 의장은 가계와 기업 재무제표의 강력함을 언급하면서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은 1분기에 정점을 치고 2분기에는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전반적으로 파월은 미국이 추세적 이상의 성장을 보이겠지만 인플레이션이 그 성장 여력의 일부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인플레 대응을 강조했고) 그래서 주식이 반등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도로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전략 헤드는 '큰 위험의 시기지만 더 큰 시장 기회가 될 수 있다"(A time of big risks but even bigger market opportunitie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투자자가 인플레이션과 침체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거품이 있던 분야의 조정은 이제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 또 지정학적 위험은 몇 주 내에(총체적 해결엔 몇 달이 걸릴 수 있음)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주가가 대폭 떨어진 하이베타, 즉 혁신과 기술, 바이오기술, 신흥시장(예: 중국)을 포함하는 분야에 큰 기회가 있다. 지금이 이런 분야에서 위험을 추가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런 부문은 이미 심각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가격에 책정하고 있지만, 우리 관점에서는 실현되지 않을 것(유럽의 경기 침체와 미국의 추가 둔화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ING는 "Fed의 긴축이 훨씬 더 많이 취해질 것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두드러진 거시적 영향은 인플레이션이다. FOMC 이후 가장 두드러진 시장 반응은 전 세계적인 강력한 주식 랠리였다. 매파적 회의 이후 S&P500 지수가 2.2% 상승한 것은 고무적이며, 이는 투자자들이 Fed가 지금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스탠더드차터드는 'FOMC-매파적이지만 시장친화적인'(Hawkish but market-friendly)이라는 모순된 제목의 보고서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강력한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을 언급하며 성장 둔화 없이 긴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확신이 덜하다. 그래서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계획(올해 7번, 내년 4번)대로 올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우리는 FOMC가 물가가 높게 유지되는 동안에는 매파적 행보를 유지하길 원할 것으로 보지만, 경제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다면 시장이 바라는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Fed는 결국 시장 친화적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래서 주가가 상승했다는 해석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트위터를 통해 "Fed의 올해 25bp 일곱 차례 인상 전망은 그렇게 매파적이지 않다. 실질 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현재 Fed의 정책은 그 자체로 증시에 대한 순풍은 아니지만, 역풍도 아니다. 그리고 올해 이미 많은 거품이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라고 밝혔습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올해 초 급락한 시장이 지금부터 5월 다음 FOMC 사이에 랠리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월스트리트의 공포 게이지라고도 불리는 변동성 지수의 최근 높은 수치는 적어도 단기 매도세는 충분했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Fed의 매파적 계획은 틀렸고, 시장은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이란 분석도 많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틀째 워싱턴포스트에 기고를 내고 Fed가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제목은 '주식 시장은 Fed의 금리 인상 계획을 좋아했지만, 그건 잘못'(The stock market liked the Fed's plan to raise interest rates. It's wrong)이었습니다. 서머스는 "지금부터 3년 동안 2%대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지금 인플레이션보다 약 2%포인트 낮은 금리가 충분한 억제력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 어떤 합리적 경제 모델에서 마이너스 실질 금리와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이 인플레이션을 급격히 낮추는 일이 생기나"라고 되물었습니다. ▶핌코는 "3월 회의 이후에도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향후 몇 달 동안 Fed 위원들에게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성장 부담보다 물가 압력이 더 높을 것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Fed는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것이며, 올해 내내 의미 있는 추가 긴축 정책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핌코는 또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미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 커지고 향후 2년 동안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Fed의 핵심 메시지는 인플레이션 퇴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단기 금리를 꾸준히 인상하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라면서 "작년 말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을 놓쳐버린 Fed가 앞으로 과도하게 긴축으로 방향을 틀 위험이 있다. 투자자들은 험난한 여정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짐 캐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내가 깨우친 건 Fed가 2023년 말까지 중립금리(2.4%)보다 더 높은 2.8%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23년 후반이나 2024년에 경기 침체의 위험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또 경제가 연착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가에 부정적인) 더 빡빡한 금융여건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랙록의 장 보뱅 투자연구소장은 "어제 Fed를 요약하면 비현실적으로 매파적이다. 나 혼자 생각이라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은 그것을 믿지 않고 있고 Fed도 그런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약간의 점도표를 움직여 인플레이션에 강하게 대처하는 듯 보이기는 쉽다. 말은 싸다. 그걸 실천하는 데 드는 비용은 현재는 개념적이다. 시간이 흐르고 몇 번의 금리 인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지켜보면 더 현실적으로 될 것이며 분위기가 바뀌리라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Fed가 말한 것을 달성하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전쟁은 기존 공급 충격에 대한 추가적 부담이다. 중앙은행은 묶여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리지워터의 캐런 카르뇰-탬버 이사는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경제 확장이 계속되는 '마법의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역사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양다리를 걸친 곳도 있습니다. UBS는 "Fed가 중단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생길 때까지 모든 FOMC에서 금리를 계속 인상하리라 생각한다. 두 가지 경우에 타당한 이유가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가깝게 떨어지는 것, 그리고 경제가 추가 긴축을 견딜 수 없게 악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긍정적, 부정적 경우가 모두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날 채권 시장은 종일 보합권에서 움직이다 조금씩 하락했습니다. 증시처럼 FOMC 결과에 한 방향으로 반응한 게 아닙니다. 미 국채 10년물은 전날 연 2.185%에서 2.174%로 하락해 3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후 방향을 바꿨습니다. 통화정책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는 2년물은 전날보다 3.2bp 하락한 1.922%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8일 연속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지금 시장에는 각각 다섯 가지의 장단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향후 증시의 방향성이 어디로 향할 지 팽팽하다는 뜻이겠지요.
장점:
① S&P500 지수가 4150~4300에서 광범위한 지지가 유지되고 있다.
② S&P500 지수가 이틀 연속 2% 이상 오른 건 매우 드물며 무시할 수 없다. 항상 절대 최저점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하락 움직임이 마무리될 때 발생한다.
③ 투자자 심리는 여전히 비관적이며 이는 추가 상승을 위한 연료로 작용할 수 있다. ④ VIX가 2주 이상 30대를 유지한 뒤 그 아래로 급히 하락하면 평균적으로 향후 주식 수익률에 긍정적이다. 아닐 때도 있지만, 대부분 스트레스가 많은 이벤트를 지났다는 신호다.
⑤ 경제 데이터는 대체로 안심할 수 있다.
단점:
① 시장의 폭과 모멘텀은 결정적일 정도로 강력하지 않다.
② 국채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경기 침체에 대한 약간의 의구심을 반영한다.
③ 저점에서의 투자자 행동은 총체적 패닉과 두려움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그런 게 있어야 바닥이다)
④ 차트를 보면 기술적으로 상처를 입었다. S&P500 4550~4600에서 매우 견고해 보이는 많은 저항을 통과해야 한다.
⑤ "Fed와 싸우지 말라"는 진부한 말처럼 들린다. (신뢰가 약간 손상을 입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어제 파월은 단순히 마이크를 켜서 랠리를 만들어냈다. 매파적 예측을 고려할 때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이번 주 남은 날 동안 시장이 이걸 어떻게 소화하는지 보자. 그건 아마 금요일일 것이다. 나는 맹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내일은 명목 가치 3조5000억 달러어치의 계약이 만료되는 옵션만기일입니다. 변동성이 어느 쪽으로 작용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25bp 추가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세 번 연속 인상해 기준금리(0.75%)는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지난달 위원 아홉 명 중 네 명이 50bp 인상을 주장했었는데, 이달엔 한 명으로 줄었습니다. 전쟁 불확실성 때문에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변한 것이죠. '비둘기파적인 금리 인상'(Dovish Hike)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시장에는 큰 영향은 주지 않았습니다. 경제 지표는 괜찮았습니다. 전주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1만4000개에 그쳐 예상보다 적었습니다. 2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증가해 예상에 부합했고요. 2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습니다. 다만 모기지 이자율이 치솟아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섰습니다.
주요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건 로이터, 블룸버그 등은 러시아가 달러화로 국채 이자를 지급했고, 씨티 등 일부 채권자가 받았다고 보도한 뒤입니다.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도 하락했습니다.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일단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또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이날 유가가 급등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는 8.4% 올라 배럴당 $102.98에 마감했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6.64달러로 8.8% 올랐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 등으로 유가가 하락했지만, 더 많은 수요 파괴가 필요한 게 현실이다. 2분기 브렌트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 하반기에는 13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월가에선 3월 연방공개시장위회(FOMC)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FOMC가 매파적이었다는 건 대부분 동의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7회 금리 인상, 최종금리(2.8%)를 중립금리(2.4%)보다 높게 제시한 점 등이 다소 매파적이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Fed 위원 7명이 올해 일곱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라며 5월 중 50bp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도 전날 뉴욕 증시는 폭등했고, 이날도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논쟁이 격렬해진 것입니다. 증시가 오를 만하다는 주장을 먼저 전해드리겠습니다.
▶JP모간은 △강력한 경제의 힘을 고려할 때 2022년에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은 높지 않다 △제롬 파월 의장은 가계와 기업 재무제표의 강력함을 언급하면서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은 1분기에 정점을 치고 2분기에는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전반적으로 파월은 미국이 추세적 이상의 성장을 보이겠지만 인플레이션이 그 성장 여력의 일부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인플레 대응을 강조했고) 그래서 주식이 반등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도로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전략 헤드는 '큰 위험의 시기지만 더 큰 시장 기회가 될 수 있다"(A time of big risks but even bigger market opportunitie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투자자가 인플레이션과 침체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거품이 있던 분야의 조정은 이제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 또 지정학적 위험은 몇 주 내에(총체적 해결엔 몇 달이 걸릴 수 있음)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주가가 대폭 떨어진 하이베타, 즉 혁신과 기술, 바이오기술, 신흥시장(예: 중국)을 포함하는 분야에 큰 기회가 있다. 지금이 이런 분야에서 위험을 추가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런 부문은 이미 심각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가격에 책정하고 있지만, 우리 관점에서는 실현되지 않을 것(유럽의 경기 침체와 미국의 추가 둔화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ING는 "Fed의 긴축이 훨씬 더 많이 취해질 것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두드러진 거시적 영향은 인플레이션이다. FOMC 이후 가장 두드러진 시장 반응은 전 세계적인 강력한 주식 랠리였다. 매파적 회의 이후 S&P500 지수가 2.2% 상승한 것은 고무적이며, 이는 투자자들이 Fed가 지금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스탠더드차터드는 'FOMC-매파적이지만 시장친화적인'(Hawkish but market-friendly)이라는 모순된 제목의 보고서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강력한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을 언급하며 성장 둔화 없이 긴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확신이 덜하다. 그래서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계획(올해 7번, 내년 4번)대로 올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우리는 FOMC가 물가가 높게 유지되는 동안에는 매파적 행보를 유지하길 원할 것으로 보지만, 경제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다면 시장이 바라는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Fed는 결국 시장 친화적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래서 주가가 상승했다는 해석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트위터를 통해 "Fed의 올해 25bp 일곱 차례 인상 전망은 그렇게 매파적이지 않다. 실질 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현재 Fed의 정책은 그 자체로 증시에 대한 순풍은 아니지만, 역풍도 아니다. 그리고 올해 이미 많은 거품이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라고 밝혔습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올해 초 급락한 시장이 지금부터 5월 다음 FOMC 사이에 랠리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월스트리트의 공포 게이지라고도 불리는 변동성 지수의 최근 높은 수치는 적어도 단기 매도세는 충분했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Fed의 매파적 계획은 틀렸고, 시장은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이란 분석도 많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틀째 워싱턴포스트에 기고를 내고 Fed가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제목은 '주식 시장은 Fed의 금리 인상 계획을 좋아했지만, 그건 잘못'(The stock market liked the Fed's plan to raise interest rates. It's wrong)이었습니다. 서머스는 "지금부터 3년 동안 2%대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지금 인플레이션보다 약 2%포인트 낮은 금리가 충분한 억제력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 어떤 합리적 경제 모델에서 마이너스 실질 금리와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이 인플레이션을 급격히 낮추는 일이 생기나"라고 되물었습니다. ▶핌코는 "3월 회의 이후에도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향후 몇 달 동안 Fed 위원들에게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성장 부담보다 물가 압력이 더 높을 것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Fed는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것이며, 올해 내내 의미 있는 추가 긴축 정책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핌코는 또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미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 커지고 향후 2년 동안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Fed의 핵심 메시지는 인플레이션 퇴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단기 금리를 꾸준히 인상하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라면서 "작년 말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을 놓쳐버린 Fed가 앞으로 과도하게 긴축으로 방향을 틀 위험이 있다. 투자자들은 험난한 여정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짐 캐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내가 깨우친 건 Fed가 2023년 말까지 중립금리(2.4%)보다 더 높은 2.8%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23년 후반이나 2024년에 경기 침체의 위험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또 경제가 연착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가에 부정적인) 더 빡빡한 금융여건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랙록의 장 보뱅 투자연구소장은 "어제 Fed를 요약하면 비현실적으로 매파적이다. 나 혼자 생각이라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은 그것을 믿지 않고 있고 Fed도 그런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약간의 점도표를 움직여 인플레이션에 강하게 대처하는 듯 보이기는 쉽다. 말은 싸다. 그걸 실천하는 데 드는 비용은 현재는 개념적이다. 시간이 흐르고 몇 번의 금리 인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지켜보면 더 현실적으로 될 것이며 분위기가 바뀌리라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Fed가 말한 것을 달성하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전쟁은 기존 공급 충격에 대한 추가적 부담이다. 중앙은행은 묶여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리지워터의 캐런 카르뇰-탬버 이사는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경제 확장이 계속되는 '마법의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역사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양다리를 걸친 곳도 있습니다. UBS는 "Fed가 중단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생길 때까지 모든 FOMC에서 금리를 계속 인상하리라 생각한다. 두 가지 경우에 타당한 이유가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가깝게 떨어지는 것, 그리고 경제가 추가 긴축을 견딜 수 없게 악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긍정적, 부정적 경우가 모두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날 채권 시장은 종일 보합권에서 움직이다 조금씩 하락했습니다. 증시처럼 FOMC 결과에 한 방향으로 반응한 게 아닙니다. 미 국채 10년물은 전날 연 2.185%에서 2.174%로 하락해 3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후 방향을 바꿨습니다. 통화정책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는 2년물은 전날보다 3.2bp 하락한 1.922%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8일 연속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지금 시장에는 각각 다섯 가지의 장단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향후 증시의 방향성이 어디로 향할 지 팽팽하다는 뜻이겠지요.
장점:
① S&P500 지수가 4150~4300에서 광범위한 지지가 유지되고 있다.
② S&P500 지수가 이틀 연속 2% 이상 오른 건 매우 드물며 무시할 수 없다. 항상 절대 최저점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하락 움직임이 마무리될 때 발생한다.
③ 투자자 심리는 여전히 비관적이며 이는 추가 상승을 위한 연료로 작용할 수 있다. ④ VIX가 2주 이상 30대를 유지한 뒤 그 아래로 급히 하락하면 평균적으로 향후 주식 수익률에 긍정적이다. 아닐 때도 있지만, 대부분 스트레스가 많은 이벤트를 지났다는 신호다.
⑤ 경제 데이터는 대체로 안심할 수 있다.
단점:
① 시장의 폭과 모멘텀은 결정적일 정도로 강력하지 않다.
② 국채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경기 침체에 대한 약간의 의구심을 반영한다.
③ 저점에서의 투자자 행동은 총체적 패닉과 두려움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그런 게 있어야 바닥이다)
④ 차트를 보면 기술적으로 상처를 입었다. S&P500 4550~4600에서 매우 견고해 보이는 많은 저항을 통과해야 한다.
⑤ "Fed와 싸우지 말라"는 진부한 말처럼 들린다. (신뢰가 약간 손상을 입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어제 파월은 단순히 마이크를 켜서 랠리를 만들어냈다. 매파적 예측을 고려할 때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이번 주 남은 날 동안 시장이 이걸 어떻게 소화하는지 보자. 그건 아마 금요일일 것이다. 나는 맹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내일은 명목 가치 3조5000억 달러어치의 계약이 만료되는 옵션만기일입니다. 변동성이 어느 쪽으로 작용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