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간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유가증권시장 주식 순매수 규모를 넘어섰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보다 간편하고 개별 주식보다 안전한 ETF의 장점이 부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70조원을 돌파한 국내 ETF 순자산 규모가 이르면 내년께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18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6조9495억원에 달하는 ETF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5조9847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ETF 순매수 규모가 유가증권시장을 제친 것은 ETF가 국내 자본시장에 도입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ETF 대중화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7년 35조6109억원이던 ETF 전체 순자산 규모는 5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71조2578억원까지 급증했다. ETF 도입 첫해와 비교하면 순자산 규모가 200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도입 첫해 불과 4개에서 출발한 ETF 종목은 현재 547개로 늘었다. 최근 5년 새 200개 넘는 종목이 상장돼 투자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TF는 편리함과 안전성을 두루 갖춘 투자 수단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개별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한 데다 펀드와 같은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다양한 테마를 내세운 ETF가 쏟아지면서 일상의 모든 것을 투자 대상으로 탈바꿈시켰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새롭게 열리고 있는 연금시장에서도 ETF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성장 속도라면 전체 순자산 규모가 이르면 내년께 1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재원/구은서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