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관리청(NBIM)이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의 이사선임안에 모두 반대의견을 냈다. 반면 행동주의펀드(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감사선임엔 손을 들어줬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BIM은 오는 31일 열릴 에스엠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감사선임에 찬성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독립적인 감사가 선임되면 이사회 견제가 가능해져 에스엠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NBIM은 지난해 말 기준 에스엠 지분 3.42%를 보유 중이다.

반면 에스엠 측이 제안한 이사선임안엔 모조리 반대의견을 냈다. NBIM은 이장우 사외이사 선임안과 최정민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했다. 주주권리를 침해한다는 게 이유다. 이장우 사외이사 후보는 이수만 최대주주, 현 이강복 감사와 함께 한국문화산업포럼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최정민 사내이사 후보의 경우 현재 세 개의 회사에서 이사를 겸직하고 있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다. 이밖에 NBIM은 이사 보수한도(60억원) 승인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증권가에선 NBIM가 특히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평가한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이장우 사외이사 선임건엔 반대의견을 표명했지만, 최정민 사내이사 선임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엔 찬성을 권고했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환경·사회·가버넌스(ESG)를 중시하는 NBIM가 에스엠의 가버넌스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에스엠이 자진철회했던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서도 NBIM은 반대의사를 나타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엠은 주주명부 폐쇄일을 12월 31일에서 주총 2주 전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한도를 의사회 결의를 통해 현재 발행주식 총수의 30%에서 50%로 높이는 정관변경 안건을 추가한 바 있다. 향후 주주제안을 무력화할 수 있는 안건이라는 시장의 비판이 고조되자 에스엠 측은 이를 추가한 지 9일 뒤인 지난 25일 이를 철회했었다. NBIM 측은 "주주는 사전 동의 없는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증자를 승인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