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상과 3월 FOMC 의사록 주목
러시아는 6주 간의 전투에서 바닥 난 병력과 장비를 다시 채워넣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키이우(키예프) 주변에서 철수해 벨라루스 주변에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빼앗긴 대도시 주변 지역을 속속 탈환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키이우 점령을 포기하고 돈바스 해방으로 목표를 축소한 건 당연히 우크라이나의 전투력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러시아를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예상 외로 선전한 것처럼 러시아도 서방 세계와의 경제 전쟁에서 잘 버티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국가 부도가 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이 누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대부분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어떠 나라에서도 병력 파견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왕따 국가'인 것 같지만 직간접적으로 중국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난상토론 현장을 주목해야 합니다. 6일(현지시간) 공개될 3월 FOMC 의사록(Minutes)을 통해 '빅 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5월 50bp(1bp=0.01%) 인상을 넘어 6월에도 50bp 인상으로 갈 것인지 관심입니다.
Fed 2인자인 레이엘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를 비롯해 많은 Fed 인사들도 출동합니다. 이들의 발언 강도에 따라 증시가 반응할 전망입니다.
1년 3개월 간 공석이었던 주한 미국대사가 채워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7일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의 상원 인사청문회가 열립니다. 청문회가 끝나고 상원 외교위원회와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미국 내 인준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요약하면 이번 주는 'U·F·A' 주간입니다. 우크라이나 평화협상(Ukraine) 소식으로 일희일비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의사록을 통해 긴축을 예상해보고 한·미 동맹(Alliance)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의 빼앗긴 땅에도 일단 봄은 왔다"
우크라이나는 거점 도시 주변 지역을 속속 탈환하고 있습니다. 키이우 서쪽 지역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면서 키이우와 하르키우(하르키프) 주변의 포성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재정보관리시스템(FIRE)을 통해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NASA의 FIRE는 열감지 시스템으로 전 세계의 화재나 교전 상황을 파악하는 시스템입니다.
알렉산더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은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내 군사적 활동을 축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완전 철수가 아닌 전력 재배치를 위해 일시적인 전략적 철수입니다.
러시아군이 잠시 물러나 있는 곳은 벨라루스입니다. 이 병력들은 이르면 이번주 후반 늦어도 2~3주 후에 전선에 재투입될 예정입니다.
협상 쟁점은 우크라 무장 해제와 국경
현재 양국 협상에서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우크라이나의 무장해제 여부입니다. 양국 모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와 중립국화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러시아는 비무장 형태의 중립국을 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50만명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병력 수를 5만명으로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말도 안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해선 현재 병력을 더 늘려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러시아는 당연히 크름반도(크림반도)와 광의의 돈바스 지역으로 이어지는 남동부 벨트를 장악하길 원합니다. 내심 자포리치아까지 점령해 드니프로강까지 진출하고 싶어합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까진 건드릴 순 없어도 협의의 돈바스 지역으로 러시아를 묶으려 하고 있습니다. 크름반도와 돈바스를 잇는 벨트도 끊으려 합니다. 그러면서 영토 범위를 확정하지 않고 "향후 협상을 진행한다"는 미완의 형태로 남고 싶어합니다.
우크라이나 '제2의 한반도' 되나
어찌되든 우크라이나는 남북한처럼 분단국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돈바스 지역의 두 공화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순간 공식적으로 영토는 동서로 분단됩니다.
러시아는 매년 이날 승전 기념행사를 열어 자축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행사를 취소했지만, 이 행사만큼은 강행했습니다. 그만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애착을 갖고 있는 날이죠.
루블화의 안정이 평화협상을 방해하나
하지만 러시아의 맷집도 예상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바이든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푸틴의 지지도는 올라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잘 버티는 건 중국과 인도, 사우디 등이 러시아의 백기사 역할을 하고 있는 영향이 큽니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으로서 숨쉴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루피화와 루블화 동맹을 맺은 뒤 "저가 매수 기회"라면서 러시아산 원유 등을 더 구입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국제 금 시세를 나타낼 때 쓰는 1트로이온스는 31.1g 정도 됩니다. 1트로이온스는 15만5500루블 정도 됩니다. 이걸 27일 이전까지 달러당 100루블 정도하는 루블화 환율로 계산하면 1트로이온스당 1555달러 가량 됩니다. 당시 국제 금 시세는 1950달러를 오르내렸습니다.
결국 달러 가치가 25% 이상 고평가돼있다는 것이고 반대로 루블화 가치는 그만큼 저평가돼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루블화 가치는 급등해 지난 1일 기준으로 달러당 83루블이 됐습니다. 그래도 달러대비 3% 가량 평가절하돼 있습니다.
이론적으론 달러나 원화를 루블로 환전해 러시아에서 금을 사서 본국으로 돌아가 금을 팔면 이익을 얻을 수 있겠죠.
5월 FOMC에서 75bp 올리나
6일에 나오는 3월 FOMC 의사록에선 크게 세 가지를 주목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시작해 얼마나 빨리 Fed의 자산을 줄이냐가 관건입니다. 그 종착역이 얼마냐도 함께 봐야 합니다. 현재 9조달러에 가까운 Fed 자산을 얼마까지 줄이냐가 큰 변수라는 얘기입니다. 가령 "연내 상당한 양의 자산을 줄여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정도의 얘기만 있어도 시장은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사록 공개 전날인 5일엔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공식석상에 섭니다. 7일에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인스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이 연설을 합니다.
2분기를 시작하는 첫번째 주에도 여전히 시장의 관심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Fed입니다. 전쟁이 평화협상으로, Fed가 FOMC 의사록으로 각각 바뀐 정도입니다. 2분기는 조정을 졸업하고 뛰어난 회복 탄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때가 되었으면 합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