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1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외국인은 한 달 동안 KT를 1761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1347억원, LG유플러스는 646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이 기간 전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에서 KT가 5위, SK텔레콤은 8위를 차지했다. 이달 외국인 거래액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이 1080억원으로 1위, KT가 789억원으로 3위다. 최근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이어갔지만, 통신주만 '사자'를 고수한 것이다.
주가도 우상향을 그렸다. 지난달 2일부터 11일까지 SK텔레콤 주가는 12.81% 올랐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4.13%, 10.27% 상승했다. KT는 지난 4일 장중 3만7400원까지 치솟으며 8년 만에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통신주를 사들인 이유는 통신주가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꼽히고 있어서다. 주가 변동성은 높지 않지만 꾸준한 실적을 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재미없는 주식’으로 불려 왔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통신업체들의 영업이익 합산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전망치를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5G 통신망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었고, 설비 투자 비용 역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3사의 1분기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 4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사의 연결 영업이익성장률은 1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높은 배당수익률도 외국인들이 통신주에 몰린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통신사은 지난해부터 잇달아 배당 정책을 강화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배당 성향을 기존 30%에서 40%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도 작년 11월 SK스퀘어와 인적분할하면서 배당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KT는 배당성향을 50%로 가장 높게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주당 배당금은 1910원으로 전년대비 41.5% 증가했다.
배당 정책이 강회되면서 통신 3사의 배당수익률이 5~6%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사이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통신 3사 배당 수익률은 4%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LG유플러스는 5%, KT와 SK텔레콤은 5% 후반대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