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컴백만 기다렸는데…YG엔터 개미들 속탄다 [연계소문]
빅뱅(BIGBANG)이 컴백과 동시에 음원차트 정상을 찍으며 부동의 1위 그룹임을 과시하고 있다. 오랜 시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캐시카우로 꼽히던 빅뱅인 만큼, 이들의 컴백은 줄곧 최대 호재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좋은 성적과 달리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빅뱅은 지난 5일 신곡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를 발표했다. 4년이라는 긴 공백이 무색하게 신곡은 발매 당일 각종 음원차트 1위로 직행했다. 개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으며 'K팝 2세대 대표 그룹'으로 명성을 떨쳤던 빅뱅의 위엄은 여전했다.

그러나 YG의 주가는 딱히 '빅뱅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빅뱅 컴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YG 주가는 지난 1일 7만11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컴백 당일인 5일 6만5800원으로 떨어졌고, 이후 6만원 초·중반대를 오가고 있다.

YG의 핵심 아티스트인 빅뱅의 이번 컴백은 다소 규모가 작아 시장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티저가 공개될 때만 해도 피지컬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디지털 싱글 형태로 단 한 개의 음원만이 공개됐고, 멤버 탑의 이탈로 콘서트 개최나 향후 완전체 활동에 대한 기약이 불투명해졌다. YG는 신곡에 '새로운 시작'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많은 음악 팬들은 '마지막'이라는 뉘앙스가 느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빅뱅 컴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은 꽤 오래전부터 주가에 선반영돼 온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컴백 이후의 상승 동력인데, 빅뱅 완전체 활동에 대한 불확실성, 피지컬 앨범·공연 등의 부재가 오히려 부각되고 있다. 다만 지드래곤, 태양, 대성의 솔로 활동 가능성은 열려 있다.
'빅뱅' 컴백만 기다렸는데…YG엔터 개미들 속탄다 [연계소문]
'빅뱅' 컴백만 기다렸는데…YG엔터 개미들 속탄다 [연계소문]
그 가운데 더욱 중요해진 것은 글로벌 인기 정점을 찍고 있는 블랙핑크와 고속 성장 중인 신인 트레저의 역할이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가장 많은 수익 기여를 하고 있는 두 그룹인 블랙핑크와 트레저의 활동으로 2022년 동사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465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블랙핑크의 완전체 활동 개시가 중요한 시점이다. 블랙핑크는 솔로 활동을 이어온 탓에 그룹 활동 공백기가 어느새 1년 6개월을 넘겼다. '3세대 대표 걸그룹'으로 함께 거론되는 트와이스, 레드벨벳이 활발히 앨범을 내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트와이스는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에서도 앨범을 내며 활동에 박차를 가했고, 레드벨벳도 지난해에 이어 올 3월에도 컴백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단 YG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오프라인 공연에 박차를 가한다. 먼저 위너가 오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아이콘 역시 6월 25~26일 같은 장소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이어 7월에는 일본 투어에 돌입한다. 지난 9~10일 한국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연 신인 트레저는 오는 11월 일본 아레나 투어를 진행한다.

다만 '양현석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YG 최대 주주는 변함없이 양현석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일 현재 그는 보통주 315만1188주(16.95%)를 보유하고 있다.

양현석은 상습 원정 도박 혐의, 비아이 마약 무마 의혹 등에 휩싸이며 2019년 6월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YG의 최대 주주로 여전히 내부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레저의 단독 콘서트 현장에서 '노마스크' 상태로 포착돼 공연 관람 방역 수칙을 어겼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