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이혼 예능 잘나가는데…웨딩주 성적표는? [박병준의 기승쩐주(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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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예능'이 뜨고 있습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현실 부부들이 주인공입니다. 기대감과 매력으로 채워지는 결혼 예능과 달리 이혼 예능은 실망감과 치부를 먹고 자랍니다. 시청자들은 전례 없는 이 '매운맛 예능'에 합격점을 주고 있습니다. 이혼 예능의 '대장주' 격인 '우리 이혼했어요2'는 시청률이 매회 7%에 육박합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TV화제성 톱10(5월 4주차 비드라마)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티빙에서 선보인 '결혼과 이혼 사이'는 이혼 예능의 '끝판왕'입니다. 위기의 부부들이 등장하는 건 앞선 두 프로그램과 동일합니다. 차이는 발언 수위입니다. 심의가 비교적 자유로운 OTT의 장점을 한껏 살렸습니다. 부부간의 고성은 물론 욕설까지 여과 없이 방송됩니다. 아내 카드로 명품 신발을 산 뒤 이를 지적받자 "적당히 하라"며 되받는 남편, 말끝마다 욕을 내뱉는 배우자, 분노조절장애 남편, 아기를 앞에 두고 막말을 쏟아내는 부부가 등장합니다. 자극만 앞세운 건 아닙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와의 상담이 함께 그려집니다. 이를 통해 부부가 성찰의 시간을 갖고, 실제 이혼 절차를 밟아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결혼 지옥'과 '우리 이혼했어요2'가 이론 편이라면 '결혼과 이혼 사이'는 실전 편에 가까운 이유입니다. 파격이 통했던 걸까요. 공개되자마자 티빙 실시간 인기 콘텐츠 1위를 차지했으며, 2주 연속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SBS는 신규 이혼 예능에 '게임 요소'를 접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힌트는 '참가자 모집 공고'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자녀를 위해 3일만 다시 부부가 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제작진의 기획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혼 부부가 한 팀이 되어 다양한 챌린지에 도전하고, 우승팀에게는 자녀 학자금이 수여된다는 게 골자입니다.
일각에선 이혼 예능이 갈등만을 부각한다고 비판합니다. "폭발만 있고 수습은 없다"란 지적도 나옵니다.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요소만 강조한다는 건데요. 실제로 '우리 이혼했어요2'에서 일라이·지연수의 어린 아들이 무릎을 꿇고 비는 모습이 나오며 논란이 됐습니다. 출연자들에 대한 과도한 사생활 침해라는 우려도 들립니다. SBS의 이혼 예능 참여자 모집 공고가 나간 뒤 후폭풍이 일었는데요. 네티즌들은 "이혼 가정의 상처를 팔아 상금을 주는 비인간적 발상" "아이들은 무슨 죄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습니다. 공감과 자극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제작진의 '묘수'가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하게 많이 알고,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치 아는 게 없는 듯하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혼 예능은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 부부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요. 웨딩 관련주는 이혼 커플이 매년 10만쌍 나오는 현실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까요. 가정의 달은 지났고 이제 TV와 주식 창을 켜 답을 찾아볼 때입니다.
종편·지상파 이어 OTT까지 '이혼 예능' 가세
방송 콘텐츠 기업들은 바빠졌습니다. 종합편성채널에 이어 지상파 방송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까지 제작에 나섰는데요. MBC는 '국민 멘토' 오은영 박사를 내세웠습니다.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 이란 이름으로 지난달 16일 첫 방송 됐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선 이혼 부부 대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위기에 처한 부부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깁니다. 1회 출연자였던 안무가 배윤정과 그의 남편은 육아·가사·소통 방식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합니다. 배윤정은 "내가 정말 힘들어하고 필요로 할 때 남편은 없었다"며 "같이 있는 시간이 행복해야 하는데 불편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실제 이혼 커플이 출연하는 '우리 이혼했어요2'에서도 날 선 공방이 벌어집니다. 방송인 지연수는 전남편 일라이에게 "너희 엄마가 나한테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장님 3년으로 9년을 살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일라이도 "내가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얘기하지 마라. 나도 네 방패해주려고 했다"고 맞섰습니다.티빙에서 선보인 '결혼과 이혼 사이'는 이혼 예능의 '끝판왕'입니다. 위기의 부부들이 등장하는 건 앞선 두 프로그램과 동일합니다. 차이는 발언 수위입니다. 심의가 비교적 자유로운 OTT의 장점을 한껏 살렸습니다. 부부간의 고성은 물론 욕설까지 여과 없이 방송됩니다. 아내 카드로 명품 신발을 산 뒤 이를 지적받자 "적당히 하라"며 되받는 남편, 말끝마다 욕을 내뱉는 배우자, 분노조절장애 남편, 아기를 앞에 두고 막말을 쏟아내는 부부가 등장합니다. 자극만 앞세운 건 아닙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와의 상담이 함께 그려집니다. 이를 통해 부부가 성찰의 시간을 갖고, 실제 이혼 절차를 밟아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결혼 지옥'과 '우리 이혼했어요2'가 이론 편이라면 '결혼과 이혼 사이'는 실전 편에 가까운 이유입니다. 파격이 통했던 걸까요. 공개되자마자 티빙 실시간 인기 콘텐츠 1위를 차지했으며, 2주 연속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SBS는 신규 이혼 예능에 '게임 요소'를 접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힌트는 '참가자 모집 공고'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자녀를 위해 3일만 다시 부부가 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제작진의 기획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혼 부부가 한 팀이 되어 다양한 챌린지에 도전하고, 우승팀에게는 자녀 학자금이 수여된다는 게 골자입니다.
일각에선 이혼 예능이 갈등만을 부각한다고 비판합니다. "폭발만 있고 수습은 없다"란 지적도 나옵니다.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요소만 강조한다는 건데요. 실제로 '우리 이혼했어요2'에서 일라이·지연수의 어린 아들이 무릎을 꿇고 비는 모습이 나오며 논란이 됐습니다. 출연자들에 대한 과도한 사생활 침해라는 우려도 들립니다. SBS의 이혼 예능 참여자 모집 공고가 나간 뒤 후폭풍이 일었는데요. 네티즌들은 "이혼 가정의 상처를 팔아 상금을 주는 비인간적 발상" "아이들은 무슨 죄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습니다. 공감과 자극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제작진의 '묘수'가 필요해 보입니다.
잘나가는 이혼 예능...웨딩주 성적표는?
방송계에서는 이혼 예능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웨딩 관련주는 어떨까요. 먼저 '특급호텔 결혼식의 대명사'인 호텔신라를 살펴보겠습니다. 1분기 실적은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1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봉쇄에 따른 면세사업의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악을 지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거리두기 해제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황 회복에 긍정적"이라며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주가는 3일 2.46% 오른 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달 7만3000원 선까지 밀렸지만, 다시 상승 기류를 타는 중입니다. '채시라 남편' 김태욱이 대표로 있는 아이패밀리에스씨도 대표적인 결혼 관련주입니다. '아이웨딩'이라는 웨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죠. 지난해 웨딩 사업 실적은 코로나 여파에 적자 폭이 확대됐는데요. 올해는 결혼 시장 회복과 경쟁사 폐업에 따른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주력 사업인 색조 화장품도 국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인한 수요 증가와 중국·일본 등 해외 매출 성장으로 호실적 기대감이 커지는 중입니다. 주가는 3일 3.38% 내린 1만4300원에 마감했지만, 올해 들어 6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 밖에도 에이스침대·롯데하이마트(혼수), 한샘·LX하우시스·현대리바트(인테리어) 등을 웨딩 관련주로 볼 수 있겠습니다."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하게 많이 알고,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치 아는 게 없는 듯하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혼 예능은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 부부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요. 웨딩 관련주는 이혼 커플이 매년 10만쌍 나오는 현실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까요. 가정의 달은 지났고 이제 TV와 주식 창을 켜 답을 찾아볼 때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하는 얘기, 돈(주식) 얘기와 어제 본 TV 얘기일 겁니다. 만약 그 둘을 잇는다면 얼마나 많은 이야깃거리가 나올까요. '기승전-주식'이란 뜻인 [기승쩐주(株)]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예능, 드라마, 심지어 다큐멘터리 속에서도 '종목'을 끄집어낼 예정입니다. 아래 기자 구독 버튼을 눌러주시면 매주 뻔하지 않은 'Fun'한 투자 정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