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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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 카카오가 2년 1개월 만에 장중 시가총액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주가가 우상향하며 한때 시총 3위까지 올랐던 것과는 딴판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플랫폼 규제 이슈를 시작으로 무분별한 자회사 상장, 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주 투자심리 악화 등이 복합적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1일 카카오는 1.29% 오른 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기아에 밀려 시가총액 11위를 기록했지만, 장 막판 기아가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가까스로 10위권을 지켰다. 이날 종가 기준 카카오와 기아의 시총은 각각 31조3600억원, 31조3346억원으로 격차가 254억원에 불과하다.

카카오가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20년 5월 21일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지난해 6월 시총 3위까지 올랐지만 같은 해 8월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 주가는 52주 최고가(17만3000원) 대비 59.25% 급락한 상태다.

카카오와 함께 인터넷 대장주로 꼽히는 네이버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말 시총 3위에서 현재 8위까지 밀려났다. 52주 최고가(46만5000원)와 비교하면 48.49% 하락했다.

양사 모두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성장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208억원이다. 1개월 전(8486억원)과 3개월 전(9086억원), 6개월 전(1조840억원) 추정치와 비교할 때 계속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경기 둔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온라인 커머스·광고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국민주' 카카오, 2년 만에 시총 '톱10' 밖으로 밀려나
증권업계에서는 콘텐츠 사업이 향후 양사의 실적과 주가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사업은 양사 모두에 있어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라며 “웹툰과 웹소설은 글로벌 전역에서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시장에서 거래액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글로벌 웹툰 사업의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은 성장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작아졌다. 카카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6배다. 1년 전(77.9배)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상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