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고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강도 높은 통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잇따라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근 한 행사에 참석해 “경기가 지금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다음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75bp(0.7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ed가 물가 안정에 올인하고 있다”며 “물가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관계없이 지금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리를 한꺼번에 1%포인트 올리는 건 경제에 심장마비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물가를 다시 (정책 목표치인) 2%로 되돌리려면 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인플레이션 요인들은 4월 대비 5월에 악화했다”며 “그래도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향후 수개월간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점을 우선 강조했다. 그는 “1년동안 3%포인트를 한꺼번에 올린 1994년의 통화 정책을 재연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미시간대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이달 기준 50.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시간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 미시간대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이달 기준 50.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시간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불러드 총재는 “올해는 경기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소개했다. 경제가 나쁘지 않은 만큼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시장이 상당한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있는데 Fed는 그 기대를 충족해줘야 한다”고 했다.

월러 이사와 메스터 총재, 불러드 총재 등은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멤버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은 총재는 또 다른 행사장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고 광범위하다”며 “경기를 해치지 않고 2%의 물가 목표로 복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회의에서 75bp 인상안을 지지했던 건 미시간대 소비지표를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이달 기준 50.2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저치는 1980년 5월의 51.7이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