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증시의 추가 하락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21일(현지시간) 내놓은 투자노트에서 “연말 S&P500지수가 3400까지 떨어질 것이란 게 기본 가정이지만 침체가 현실화하면 2900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S&P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5.3배까지 떨어졌으나 침체 땐 14배까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윌슨 전략가는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를 맞을 확률이 35%인데, 지금 생각으로는 50대 50은 되는 것 같다”며 “다만 침체가 공식화되면 약세장은 끝”이라고 설명했다.

침체가 선언되면 ‘바닥론’이 득세하면서 주가는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윌슨 전략가는 “증시가 바닥이란 분위기가 공고해지면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리스 베론 스트래터가스 파트너 역시 “증시는 아직 바닥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S&P지수가 3350~34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며 “간혹 2개월정도 약세장 랠리를 통해 주가가 15~20%까지 반등할 수 있지만 진짜 강세장은 아니다”고 했다.

베론 파트너는 “진짜 반등 조짐이라면 거시경제가 개선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최근 하락장을 분석해보면 ‘항복’(capitulation)의 분명한 조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1.5% 역성장했다. 2분기 성장률도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상무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1.5% 역성장했다. 2분기 성장률도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상무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든 해리스 글로벌경제연구소장은 “내년 침체 확률이 40%”라며 “올 하반기 성장률이 제로에 그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해리스 소장은 “미 중앙은행(Fed)이 시장에 많이 뒤처지면서 뒤늦게 시장 따라잡기 게임에 나서고 있다”며 “Fed는 결국 기준금리를 4%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리스 소장은 “호황과 불황의 시나리오가 기본 가정”이라고 밝혔다. 경제와 증시의 호황기가 지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불황이 닥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