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투자자들, '중국 전기차·삼성그룹' 담고 'K-2차전지' 팔았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은 국내외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최근 한달간 삼성그룹 등 대형우량주 관련 ETF들을 주로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테마에선 중국 전기차 ETF를 사들였다. 반면 국내 2차전지 테마 ETF들에 대해서는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ODEX삼성그룹' ETF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순자산이 2554억원이 늘어났다. 순자산 총액은 1조2836억원이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계열사 15곳을 담고있는 이 ETF의 지난 한달 수익률은 -5.8%로 마이너스였지만, 투자자들은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모아놓은 'TIGER TOP10' ETF의 순자산 증가액은 6364억원으로 총 순자산은 1조3183억원이 됐다. 우량 기업들에 대한 개인·기업의 저가매수가 늘어났다는 해석이다.

코스피 지수 자체에 투자하는 ETF의 순자산도 증가했다.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 ETF는 3789억원, 지수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3497억원의 순자산 증가가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와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지난 한달간 코스피 지수는 10%이상 빠졌다. 코스피가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임종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팀장은 "국내 종목들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량기업들을 중심으로 반등을 노리는 저가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외테마 중에선 'TIGER차이나전기차SOLATIVE' ETF의 순자산 증가액이 가장 컸다. 한달새 4104억원이 늘어났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진흥책·규제 완화책으로 수익이 늘고 매수세가 몰리면서 순자산이 늘어났다는 해석이다.

반면 2차전지 테마 ETF들의 순자산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ETF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 2차전지산업' ETF의 순자산은 1218억원 줄어들었다. 'TIGER 2차전지테마' ETF에서도 1580억원, 'TIGER KRX2차전지지K-뉴딜' ETF에서도 672억원의 순자산 감소가 나타났다. 이 ETF들이 높은 비중으로 담고있는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국내 대형 2차전지주들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순매도가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인플레이션·고금리 등으로 성장 테마 ETF들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