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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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들이 모처럼 국내 증시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주가가 2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자 관망을 결심했던 개인 투자자들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900원(3.17%) 오른 6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7일 종가에서 이른바 '6만전자'가 무너진 뒤로 약 한 달을 고전하던 주가가 다시 6만원선을 되찾았다. 직전 거래일인 15일 정확히 6만원에 장을 마친 데 이어 이날도 3% 넘게 오르면서 6만원선 안착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주가는 올 들어서 지난 14일까지 26.56% 빠진 바 있다. 이 기간 코스피 낙폭(22.01%)보다도 크다.

한편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보다 2300원(2.33%) 뛴 10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지난달 13일 9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0만원선이 붕괴된 바 있다. 하지만 전 거래일에 이은 강한 반등을 통해 주가는 이날 10만원선을 회복했다.

이들 반도체주의 상승 배경엔 외국인이 있다. 올 2월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월간 순매도를 지속해 온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모습이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66억원, 1309억원어치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053억원어치 사들였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이달 들어 102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매도세로 일관했던 상반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업황 위주로 살펴보면 대만 반도체기업인 TSMC의 호실적이 한몫 단단히 했다. 지난 14일 TSMC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5341억4000만 대만달러(약 23조4600억원), 순이익이 2370억3000만대만달러(10조4000억원)로 각각 작년 동기 대비 43.5%, 76.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TSMC는 2분기 호실적에 더해 3분기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했다. TSMC는 3분기 가이던스로 매출 198억~206억달러와 매출총이익률(GPM) 58.5%, 영업이익률(OPM) 48%를 내놨다. 이는 매출 186억달러, GPM 56%였던 기존 추정치(컨센서스)를 큰 폭 웃도는 수치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긍정적인 재료가 나오자 국내 대표 종목도 이른바 '과매도 인식' 속에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표 두 반도체 종목이 '6만전자'와 '10만닉스'의 벽을 넘고 강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은 다시금 매수 동력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포털 등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종목게시판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진작 살 걸' 'SK하이닉스 드디어 10만원… 13층까지 와주세요.' '이렇게 천천히 떨어지지만 말고 오르자' '적응 안 되게 무슨 일이야, 쭉쭉 오르네' '계속 오르긴 해도 평생 같이 갈 주식이라고 생각하고 추매합니다' '최근 그래프 달달하다 7만전자까지 버팁니다' '이제 오를 일만 남았어요 재진입합시다' '5만전자 때 더 살걸…다른 종목 사지말고 삼전 살 걸' 등 의견을 보였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에 대한 상대적인 저가 인식이 힘을 얻어 대표 경기민감주에 대한 순매수세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약세가 곧 정점을 지나면 단기 이익 증가도 긍정적이란 기대감까지 작용하며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선취매했다. 반도체주들이 전저점 바닥은 지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