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향후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5일(현지시간) 새 투자노트에서 “인플레이션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 침체가 닥치더라도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슨 CIO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더라도 가격이 이미 너무 높기 때문에 소비자 수요를 견인하기 힘들다”며 “최근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상승했는데 추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 역시 너무 높은데, 2분기는 향후 여러 분기에 걸쳐 공개될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무척 가파르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점에 대한 시각이 제각각이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무척 가파르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점에 대한 시각이 제각각이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웰스파고의 사라 와트 하우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 해도 올해 4분기에 여전히 7.5~7.8%(작년 동기 대비)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9.1%로 41년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일시 둔화하더라도 언제든 상승 반전할 수 있는 게 문제”라며 “물가의 정점은 9월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Fed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침체 가능성이 상당해졌다”고 소개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미국 인플레이션은 거의 정점을 찍었거나, 향후 3~4개월 내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다만 일부 섹터의 물가는 매우 끈질기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성장률 하락이 동시에 오는 게 문제”라며 “글로벌 경제가 급속히 식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