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조업 인력팽창 시대 지났다"…삼성, 스마트공장으로 '미래 준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로봇기술·ICT 발전으로
무인공장 환경 업그레이드
저출산·고령화 추세 대응
글로벌 주요 생산기지
2030년 이후 무인화 전환
연구개발·SW 인력은 늘려
첨단 경쟁력 확보에 총력
무인공장 환경 업그레이드
저출산·고령화 추세 대응
글로벌 주요 생산기지
2030년 이후 무인화 전환
연구개발·SW 인력은 늘려
첨단 경쟁력 확보에 총력
삼성전자가 2030년 글로벌 주요 생산기지를 무인공장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산업계 전반에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인력 의존도를 낮춰 지속 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다.
삼성전자는 이런 식으로 생산직 인력 대비 연구개발(R&D) 인력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인력 운용 방침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도 생산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인력난이 심화되면 인건비가 올라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감안했다. 대신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R&D 인력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인력 중심으로 채용을 늘려갈 것으로 전해졌다. AI나 소프트웨어 인력은 전 사업 분야에 두루 활용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50여 년간 이어진 삼성전자의 ‘인력 팽창’ 추세는 본격 전환될 전망이다. 2019년 삼성전자 글로벌 임직원 수는 6년 만에 30만 명 아래로 떨어진 뒤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26만6673명으로 3년 새 4만여 명 줄었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동남아시아·서남아시아·일본·중국 생산 인력은 매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흐름이 바뀐 것은 글로벌 진출과 함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 널리 알려지자 국내 대기업도 생산성과 인력 효율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로봇 기술의 발전과 센서, 머신러닝 등의 융합으로 스마트공장 운영 환경이 하나둘 갖춰진 것도 변화 요인 중 하나다. 2010년대 들어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많은 제조업체는 제조설비를 자동화하고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스마트공장 건설을 확대했다. LS일렉트릭 청주공장은 라인당 투입 인원이 10년 전 15명에서 현재 1.5명 수준으로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도입 초기만 해도 ‘어떻게 기계만 믿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불량률은 줄고 업무 효율은 대폭 높아졌다”며 “현 수준에서도 무인공장 전환을 위한 기술적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일자리 감소’로 인한 반발을 우려한다. 하지만 인구절벽이 본격화하고 생산가능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하면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전망이다. 재계에선 삼성전자의 무인공장 도입 검토가 관련 논의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무인공장이라고 해서 해당 사업장에 인력이 아예 투입되지 않는 형태는 아닐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존 생산 인력에 비해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도 최소한의 관리 인력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영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정, 배관, 용접 등 생산 업무는 상당 부분 기계나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며 “기존 생산 인력은 생산성, 효율성을 관리하는 역할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제조업 인력 의존도 낮춘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030년께 일부 사업장에 무인공장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자동화 도입 부담이 크지 않은 곳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 인력만큼 신규 채용하지 않고 기존 생산직 인력은 전환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 이후 짓는 신규 공장에는 처음부터 무인공장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삼성전자는 이런 식으로 생산직 인력 대비 연구개발(R&D) 인력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인력 운용 방침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도 생산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인력난이 심화되면 인건비가 올라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감안했다. 대신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R&D 인력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인력 중심으로 채용을 늘려갈 것으로 전해졌다. AI나 소프트웨어 인력은 전 사업 분야에 두루 활용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50여 년간 이어진 삼성전자의 ‘인력 팽창’ 추세는 본격 전환될 전망이다. 2019년 삼성전자 글로벌 임직원 수는 6년 만에 30만 명 아래로 떨어진 뒤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26만6673명으로 3년 새 4만여 명 줄었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동남아시아·서남아시아·일본·중국 생산 인력은 매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팽창 시대 끝
2000년대 초까지 국내 대기업 사이에는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했다. 제조업이 핵심 기반인 국내 대기업의 특성상 인력을 대거 투입해 대량 생산하는 게 중요 경쟁력으로 꼽혔다.이런 흐름이 바뀐 것은 글로벌 진출과 함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 널리 알려지자 국내 대기업도 생산성과 인력 효율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로봇 기술의 발전과 센서, 머신러닝 등의 융합으로 스마트공장 운영 환경이 하나둘 갖춰진 것도 변화 요인 중 하나다. 2010년대 들어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많은 제조업체는 제조설비를 자동화하고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스마트공장 건설을 확대했다. LS일렉트릭 청주공장은 라인당 투입 인원이 10년 전 15명에서 현재 1.5명 수준으로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도입 초기만 해도 ‘어떻게 기계만 믿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불량률은 줄고 업무 효율은 대폭 높아졌다”며 “현 수준에서도 무인공장 전환을 위한 기술적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일자리 감소’로 인한 반발을 우려한다. 하지만 인구절벽이 본격화하고 생산가능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하면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전망이다. 재계에선 삼성전자의 무인공장 도입 검토가 관련 논의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용 로봇 시장도 커진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은 지난해 141억1600만달러(약 18조4439억원)에서 2026년 288억6500만달러(약 37조715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5년 새 두 배로 확대되는 셈이다. 산업용 로봇은 단순 반복 로봇에서 자율화 요소가 추가된 고속 로봇, 조립 로봇을 거쳐 지능화된 협동 로봇, 무인화 로봇 형태로 발전 중이다. 향후 AI와 결합한 지능형 로봇에 대한 산업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다만 무인공장이라고 해서 해당 사업장에 인력이 아예 투입되지 않는 형태는 아닐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존 생산 인력에 비해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도 최소한의 관리 인력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영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정, 배관, 용접 등 생산 업무는 상당 부분 기계나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며 “기존 생산 인력은 생산성, 효율성을 관리하는 역할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